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제일기획과 퍼블리시스 간 지분매각 협상이 답보 상태다. 모리스 레비 퍼블리시스 회장이 제일기획 인수 협상이 정체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제일기획의 지분 매각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광고기업인 퍼블리시스의 모리스 레비 회장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대형 인수 또는 다량의 인수 작업이 있을 걸로 예상하지 않지만, 제일기획은 예외일 가능성이 있다”며 “(제일기획과 퍼블리시스 간 지분매각 협상에) 부침이 있었고 현재 정체기에 있다”고 밝혔다.
퍼블리시스 최고경영자가 제일기획 인수합병(M&A) 건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공식 석상에서 인수합병 협의가 쉽지 않다고 밝힌 만큼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광고 업계에서는 퍼블리시스의 제일기획 인수 협상이 장기 정체국면으로 진입했고 결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과 퍼블리시스는 인수가격과 광고물량 보장기한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퍼블리시스는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하락한 제일기획의 주가를 기준으로 거래가격을 산정하고, 업계 예상을 상회하는 5년 이상의 광고물량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기획은 매각설과 관련해 지난 2월 조회공시를 통해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한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6일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회사 매각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일기획 자회사 아이리스는 지난 19일 B2B(기업 간 거래)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영국 B2B 마케팅 전문 회사 파운디드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