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와 주주 의결권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된 동양의 자사주 매입자금이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00만주 이상씩 매입했던 자사주 안전판이 사라지면서 주가하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입은 이달 19일 보통주 매입에 총 991억원, 우선주 매입에 4억2800만원 가량이 소진됐다. 현재 보통주와 우선주 매입에 총 996억원 가량이 투입돼 추가적인 매수 여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동양은 지난달 25일 총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공시했다. 동양의 자사주 매입은 같은 달 28일, 주총 이틀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장중 230만주 매입으로 시작된 자사주 매입은 이달 14일까지 매일 230여만주씩 사들여졌고 최근 사흘 동안은 320여만주를 분할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사주 취득 총량은 보통주 2849만여주로 지분율로는 약 12%에 이르며 평균 매입단가는 3500원 미만이다.
동양은 지난 28일부터 13영업일 동안 하루 230만주씩 자사주 취득을 신청했고 이달 19일까지 16영업일 동안 자사주 취득을 지속해 왔다. 자사주 취득 16영업일 동안 동양의 전체 거래량은 1억800여만주로 이 기간에 전체 거래량의 자사주 거래 비중은 26%가량에 이른다.
13영업일 동안 매일 230여만주씩 신청했던 자사주 취득은 지난 15일 150만주로 줄어들었다. 이날 동양의 주가는 2.12% 하락하며 종가 34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36만4000주로 자사주 취득 규모가 급감한 19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269만여주로 줄어들었다. 자사주 매입 16영업일 동안 1일 평균 거래량이 690여만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2월 하순부터 3월 초순까지 3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동양의 주가는 자사주 1000억원 매입, 1300억원 규모 현금배당 소식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후 3월30일 주총 당일 낙폭이 커졌지만 자사주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면서 지난 4월7일 장중 최고가 3685원을 기록했다.
이후 현재까지 동양은 주가는 3500원대 박스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던 것이 사라지면서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량 감소 및 주가 하락 등 자사주 매입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양의 자사주 매입 평균단가는 3500원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연출된다면 자사주 평가손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