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세계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은 기기부터 콘텐츠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파급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발 더 나가 산업 전반에도 가상현실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수년 내에 글로벌 가상현실 시장이 수천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 전문기관과 ICT업계에 따르면 가상현실 시장이 오는 2020년에 최대 4000억 달러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일제히 가상현실 관련한 핵심기술을 서둘러 확보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다. 소비자들 역시 가상현실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VR 기기의 판매량은 총 1280만대로 예상하면서, PC나 콘솔게임용 기기는 많아 봐야 17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현실은 개인용을 넘어 기업용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등 개인이 즐기는 수준에서 수요가 생기고 있지만 향후 산업용으로 확대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자동차 전시장, 조립공장,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에 이르기까지 가상현실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10월 산업 4.0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상 조립 기술을 포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말 3D(입체)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와 손잡고 디자인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삼성SDS가 지난달 31일 가상현실을 이용한 창고관리시스템을 선보였다.
이처럼 가상현실 기술이 실생활에 와닿으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은 시장조사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폭발적인 성장률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미 가상현실 기기는 매출이 나오고 있어 성장 기대감은 높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SA가 낸 보고서를 보면 올해 가상현실 기기 시장 매출 규모는 총 8억9500만 달러(약 1조300억원)로 추산했다. 이 같은 가상현실 시장 규모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마케츠앤드마케츠는 2020년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트랙티카는 2020년 약 20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올해 67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7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전문 컨설팅 업체인 디지캐피털은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올해 50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15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분석한 시장 규모는 더 밝다. 글로벌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3910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ICT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 시장은 성장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모든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라며 “대부분의 ICT기업들뿐만 아니라 콘텐츠 등을 생산하는 다양한 업종에서도 관련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