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PD, ‘옥중화’로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왜?[배국남의 직격 인터뷰]

입력 2016-04-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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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변호사인 외지부를 소재로 한 '옥중화'의 연출로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병훈PD.
그의 입술이 터졌다.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정성을 쏟는지 엿볼 수 있다. 그를 20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그의 변하지 않는 모습 하나를 발견한다. 새 드라마를 기획하고 연출할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모든 것을 드라마에 올인 한다는 것이다. 바로 4월 30일 첫 방송하는 MBC사극 ‘옥중화’의 이병훈 PD다.

“‘옥중화’는 ‘허준’‘대장금’ ‘동이’ ‘이산’ ‘상도’ 등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전의 사극과 달리 처음으로 가공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극입니다. 물론 주인공 이외의 캐릭터는 실존 인물입니다. ‘옥중화’도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가공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 모양이다. ‘허준’ ‘상도’ 등을 통해 사극 신드롬을 일으킨 작가 최완규와 ‘옥중화’ 기획 단계부터 장시간 논의를 거쳐 개연성과 완성도를 높일 스토리 구성과 연기자 캐스팅 작업을 마쳤다.

“ ‘옥중화’는 그동안 사극에서 다루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변호사 제도인 ‘외지부(外知部)’를 소재로 한 것입니다. 외지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던 훌륭한 인권제도로, ‘옥중화’는 외지부로 활약한 여성을 주인공 옥녀(진세연)을 내세운 사극입니다.”

조선왕조 실록 몇 줄로 소개된 장금을 ‘대장금’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어 국민과 전 세계에 대장금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이병훈 PD는 우리 사극에서 단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조선시대 변호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최완규 작가와 감옥을 다루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지요. 이후 관련된 서적 수백 권과 논문을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죄인을 관장하는 관서인 전옥서(典獄署)와 소송을 담당하는 외지부(外知部)에 주목하게 됐고 이것을 소재로 만든 것이 바로 ‘옥중화’입니다.”

▲'옥중화'의 주연 진세연 고수 등 출연진과 함께 촬영장에서 포즈를 취한 이병훈PD.

이병훈PD는 46년 연출자 생활 동안 900편의 엄청난 사극을 만들면서 지킨 두 가지 원칙을 ‘옥중화’에서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력을 미화하는 사극을 절대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첫째이고 역사를 왜곡하지 않겠다는 것이 둘째입니다. ‘옥중화’ 주인공 옥녀가 비록 가공의 인물이지만 외지부와 전옥서에 대한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사극을 전개해 리얼리티를 높일 생각입니다.”

이병훈 PD의 사극은 엄청난 시청률과 함께 높은 완성도를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이병훈 PD의 사극을 통해 신인은 스타로, 스타는 톱스타로 비상했다. 전광렬 황수정 이영애 한지민 이서진 한효주 등 수많은 스타들이 이병훈PD의 사극을 통해 스타성을 배가시켰다.

“사극의 어려움 중 하나가 연기자 캐스팅입니다.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연기하기가 힘든데다 장기간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스타들이 출연을 꺼립니다. ‘옥중화’ 주연 진세연과 고수를 캐스팅하는 데에는 이전과 달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만나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곧 바로 두 사람이 출연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병훈 PD는 외지부 역할을 하려면 밝고 스마트한 분위기가 있어야하는데 진세연이 그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다 옥녀 배역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져 캐스탱 했고 고수는 착한 이미지에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인연이 돼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준’ ‘대장금’ ‘이산’ 등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명성을 날리고 있는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는 “시청자분들이 ‘옥중화’를 보고 우리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드라마라고 느끼는 동시에 긴장감과 재미 속에서 사극을 시청했으면 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것이 ‘옥중화’를 통해 전달이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고 했다.

3시간에 걸친 인터뷰에도 지친 기색 없이 뜨거운 열정으로 사극과 ‘옥중화’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하는 이병훈 PD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는 우리시대의 사극의 진정한 거장임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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