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업지원사업 둘러싼 ‘잡음’… 술렁이는 스타트업계

입력 2016-04-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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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벤처스 호창성 대표 구속에 업계 '혼란'… 엔젤투자 위축될까 '우려'

최근 정부 기술창업지원사업인 ‘팁스(TIPS) 프로그램’ 운영사인 더벤처스의 호창성 대표가 보조금 편취 등의 혐의로 검찰 구속되면서 국내 스타트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호 대표의 구속 자체만으로도 국내 엔젤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벤처스는 7일 호 대표의 구속과 관련해 ‘민간투자사가 주도하는 팁스 프로그램의 운영 취지와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명백한 오해’라며 검찰 수사를 정면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호 대표가 팁스 선정을 댓가로 창업팀에게 무상으로 지분을 요구하거나, 허위계약서를 꾸며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의심하고 호 대표를 구속한 바 있다.

팁스는 운영사가 스타트업에 1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최대 9억원의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프로그램이다. 벤처캐피털(VC)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 창업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엔젤투자다.

아직 혐의가 입증된 상황은 아니지만, 스타트업계와 엔젤투자업계는 이번 검찰 수사 자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엔젤투자의 상징’이었던 호 대표 구속도 문제이지만, 검찰의 칼날이 그간 팁스 운영사가 저렴한 가격에 창업팀의 많은 지분을 확보해왔던 업계 관행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 대표의 혐의가 인정되면 사실상 국내 팁스 운영사는 물론, 엔젤투자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은 운영사가 창업팀 지분을 40% 이하만 취득토록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A스타트업 대표는 “이번 일을 기점으로 향후 정부의 관리 감독이 강화돼 엔젤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더벤처스 호 대표 수사와는 별개로, 엔젤투자와 팁스 프로그램의 향후 전개 방향에 큰 악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나간다면 다른 팁스 운영사들도 다 못한다고 나올 것”이라며 “팁스 운영사들이 스타트업 창업팀 지분을 많이 가져간다는 부분도 평가지표가 없는 창업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한 만큼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국내 투자 생태계는 더욱 얼어붙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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