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 선거법 규제 풀어야 투표율 오른다

입력 2016-04-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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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20대 총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인형 탈을 쓰거나 화려한 율동으로 시선을 끌고,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하기도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운동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릴 것인지가 유세의 초점이다. 하지만 선거법 규제가 많아 아무리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분명 한계가 따른다.

최근 한 신문에는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선거유세가 불법이라는 선관위의 해석이 소개됐다. 부산 수영구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 선거 캠프에서 드론을 활용한 홍보전에 나서려다가 계획을 접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68조)상 선거 운동기간 허용되는 홍보물은 어깨띠, 윗옷 표찰, 깃발, 마스코트 등으로 이 같은 소품을 입거나 지닌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하도록 돼 있다. 또 풍선, 애드벌룬, 기구류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금지된다.(법 90조) 사실 선거운동에 풍선이나 기구를 사용해서 안 되는 이유가 뭔지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이런 규제들은 선거를 떠나 드론 산업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선거법은 선거도구뿐 아니라 방법에 있어서도 많은 것을 규제하고 있다. 선거법 제60조 제1항은 후보의 자녀를 포함한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후보자 자녀도 예외는 아니다.

제59조는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 한하여 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대통령 선거는 22일간, 다른 선거의 경우 13일간이다. 이번 총선의 경우 13일 동안 선거운동을 하는데, 유권자 입장에선 고작 2주 동안 후보자를 파악해 투표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정당’이나 후보자와 접촉한 적 있는 유권자는 3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접촉 방식에 있어 문자를 받았다는 유권자가 26.8%였고, 직접 후보자 등과 대면 접촉했다는 유권자는 19.4%에 불과했다. 선거운동에 대한 제약은 곧 유권자의 알권리 제한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결과다.

반면 미국은 선거법이 후보 선출 부분에 집중돼 있고 선거운동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규제가 없다. 독일도 선거운동에 대한 항목 자체가 없다. 영국, 프랑스도 우리에 비하면 훨씬 폭넓은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어차피 우리나라는 선거비용의 제한액이 규정돼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 규제를 푼다고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제한된 금액으로 최대한 효율성을 내도록 하잔 얘기다.

선거운동 규정뿐 아니라 선거법 제82조와 같은 조항도 손볼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은 후보자나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인 형제자매에 대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이들을 비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 일상적인 이야기라도 해석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기에 과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후보자와 그의 측근들은 검증의 대상이지 성역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건 경제 분야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제는 불합리한 선거법을 대대적으로 손볼 때가 왔다. 20대 국회가 구성되면 선거법 규제 완화에도 관심을 갖고 공론화했으면 한다. 결국엔 그것이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투표율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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