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호스트 망가지니 홈쇼핑 시청률, 매출 쑥쑥

입력 2007-06-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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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풍 쇼핑호스트가 우아하게 앉아 제품의 장점만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홈쇼핑의 전형이 깨지고 있다.

GS홈쇼핑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20분부터 120분간 방영하고 있는 <이진아 오영실의 똑소리 살림법>은 제품에 대한 자화자찬 대신 시니컬한 소비자의 목소리와 출연자의 일상 수다로 방송이 채워진다.

10년차 베테랑 쇼핑호스트인 이진아씨와 아나운서이자 살림꾼으로 소문난 오영실씨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는 생방송중 시니컬한 소비자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제품과 쇼핑호스트 진행에 대해 부정적 멘트를 거침없이 날린다.

고가 식기세트인 포트메리온 판매 방송중 ‘진행하는 쇼핑호스트께서 그 상품 사용해보고 얘기하는게 맞나요?’라고 질문을 던진다던가 코렐 접시 방송 중 A/S 보장에 대한 자막을 내보내자 ‘접시에 A/S 할 경우가 있긴 있나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자랑하시는군요’ 등과 같은 질문으로 쇼핑호스트를 당황하게 만든다.

쇼핑호스트도 시청자에게 제품의 장점을 말하기 보다 출연자들끼리 살림에 대한 수다를 떠는데 집중한다. 상품을 핑계로 주부 살림살이의 스트레스를 맘껏 풀어보자는 심산으로 느껴질 정도다.

방송 도중 카메라에 얽매이지 않고 화면을 빠져나간다던가 몸뻬를 입고 엽기 시골 아낙네로 망가져 우악스레 쌈을 먹는 장면, 프라이팬과 주걱을 든 채 댄스를 선보이는 것 등 평소같으면 방송 사고나 마찬가지인 상황은 예사다.

자칫 판매와 상관 없이 ‘노는’ 것으로 보이는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일반 홈쇼핑 프로그램의 2배가 넘는다. 판매액도 매 회 방송 마다 5~6억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동일한 상품이라도 똑소리살림법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만 하면 실적은 20~30% 이상 높아진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에 따라 GS홈쇼핑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주부들과 소통의 장도 마련했다. ‘좌충우돌 살림꾼의 유쾌한 수다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커뮤니티 ‘살리고’는 이진아, 오영실 쇼핑호스트와 일반 주부들이 살림 노하우를 나누고, 집안 살림의 고충을 수다로 풀어내는 공간이다.

GS이숍의 TV홈쇼핑 페이지에 마련된 ‘살리고’ 커뮤니티에는 커뮤니티 개설 1달여 만에 1천명의 회원이 가입해 집안 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살림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물론, 커뮤니티에 게재된 고객의 의견은 다음 회 방송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GS홈쇼핑 김기호 전무는 “홈쇼핑 방송이 시작된 지 횟수로 12년이 지났고, 판에 박힌 방송 내용에 소비자들이 식상해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방송,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진정으로 소비자와 호흡하는 친근한 홈쇼핑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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