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3월 26일 황순원(1915.3.26.2000.9.14)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단편작가

입력 2016-03-26 07:10수정 2016-03-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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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부국장 겸 산업 2부장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 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법적 장치들,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휴머니즘의 정신,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에 대한 애정 등을 두루 갖춘 작가라는 점에서 그는 작가의 전범이었다. 어릴 때 문학도 중에 그의 작품 흉내 내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평론가 이어령)

황순원(1915.3.26.2000.9.14)에 대한 평가다. 그는 평안남도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에서 태어났으나 자란 곳은 평양이었다. 유복한 환경에서 당시로는 이례적으로 예체능 교육까지 따로 받았다. 어릴 적부터 문학을 꿈꾸다 1931년 7월 ‘동광(東光)’에 실은 ‘나의 꿈’으로 데뷔했다.

이어 극예술 연구단체 ‘동경학생예술좌’를 창립했다. 이 단체에는 이해랑 김동원 등이 참가했다. 단체 이름으로 27편의 시가 실린 첫 시집 ‘방가(放歌)’를 간행했다. 이어 두 번째 시집 ‘골동품’을 냈지만, 그는 시에서 소설로 길을 바꾸었다. 첫 소설은 1937년 7월 ‘창작’ 제3집에 발표한 ‘거리의 부사(副詞)’였다. 1940년엔 ‘황순원 단편집’(나중에 이 책을 ‘늪’으로 개제)을 출간했다.

그러나 1942년 이후 일제의 한글 말살정책으로 글쓰기가 불가능해지자 고향인 빙장리에 칩거했다. 광복 이후 평양으로 돌아가지만, 북한 정권이 지주 계급으로 몰아 탄압하자 위협을 느껴 월남했다. 월남 후에는 서울고 국어 교사로 일하면서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1953년에는 장편 작가로서의 명성을 드높인 소설 ‘카인의 후예’를 내놓았다.

그의 소설이 예외 없이 보여주는 것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이다. ‘잡문’을 일절 쓰지 않은 작가, 명작 단편 ‘소나기’의 작가가 황순원이다. ‘황순원전집’(전 12권)이 간행된 바 있고, 지난해 탄생 100년 때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leee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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