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억원대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으로… 쟁점은

입력 2016-03-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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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0억원대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에서 1심과 2심 재판부가 엇갈린 결론을 내리면서 대법원 선고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추가 임금을 지급할 경우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는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정모 씨 등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 사건을 접수해 검토 중이다.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와 주심 대법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측은 해마다 일정 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800%의 상여금을 지급해왔다. 정 씨 등은 이 상여금은 물론 각종 수당과 격려금, 하기 휴가비 등을 모두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800% 상여금 부분은 근로일수를 조건으로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2013년 고정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는 명칭을 불문하고 통상임금이 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추가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그 액수가 지나치게 커 회사 경영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한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예외적으로 책임을 면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사건 1심에서 일부 승소한 근로자들은 2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신의칙'을 이번 사안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항소심이 신의칙을 적용한 것은 판결이 나오면 소송을 낸 당사자 외에 다른 모든 근로자들도 추가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받던 800%의 상여금 중 명절 상여를 제외한 700%의 금액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근로자들의 퇴직금과 수당 산정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은 58.3%가 증가한다.

현대중공업이 회계법인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사측이 전부 패소하면 2009년 12월 29일부터 2014년 5월 31일까지 4년 6개월 분의 추가 임금을 소속 근로자 3만8302명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액수는 6295억여원에 달한다.

사측은 회사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액의 추가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1심 재판부는 "추가 임금 지급으로 현대중공업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초래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현대중공업이 2014년 이후 거액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임금 지급으로 인해 재무 위기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신의칙 원칙이 적용되면서 상여금은 물론 격려금과 각종 수당이 일률적이고 고정적으로 지급됐는 지에 대한 판단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

2심에서 예상치 못하게 완전 패소한 근로자 측은 대법관 출신의 박일환(65·사법연수원 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상고심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06~2012년 대법관을 지냈고, 2009년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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