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 집중 차원…일각에선 한화테크윈 보호예수 만료 앞서 매도 시각도
현대차그룹이 보유중인 한국항공우주(KAI)지분 5%에 대한 지분 매각이 성공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 장 종료 직후 보유중인 한국항공우주 보유 지분 974만 7511주(10%)가운데, 절반 규모인 487만3756주(5%)에 대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성공한 것이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메릴린치와 HMC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선정됐으며, 당초 주관사 제시한 할인율 밴드는 3.4%에서 5.4%를 적용한 7만1500원에서 7만원 사이였다.
그러나 전일 기관투자자 블록딜 수요 예측 결과 한 주당 할인율은 5.1%가 적용 된 7만200원에서 결정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총 3421억3767만원 규모의 뭉칫돈을 손에 쥐게 됐다.
현대차는 이번 블록딜 배경에 대해 불필요한 지분을 처분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당시 한국항공우주의 현대차 주 당 취득 원가는 1만5500원이었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제외 할 경우 7만원에 매각 시 2656억원의 처분이익이 영업외 이익으로 계상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일각에선 앞서 지분 매각을 실시한 한화테크윈의 지분 매각 보호예수 만료 기간보다 앞서 선수를 뺏기지 않으려고 블록딜을 실시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이번 현대차의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은 주요 주주인 한화테크윈과 두산에 이어 벌써 세 번 째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1월 블록딜을 통해 KAI 보유 지분 10% 중 4%(390만주)를 매각해 약 2796억원을 확보했으며, 두산 또한 KAI 보유 지분 전량(4.99%)을 처분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결국 경영권 취득 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