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동호회를 찾아서] “42.195km 완주 후 느끼는 희열 말로 표현 못하죠”

입력 2016-03-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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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마라톤 동호회 ‘달마회’

▲지난해 10월 김종일 차장(오른쪽에서 일곱번째)을 비롯한 달마회 회원들이 서울시가 주최하는 ‘2015 서울달리기대회’에 참가한 후 서울광장 인근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흥국금융
“30킬로미터(km)를 넘는 순간부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싶어요. 보통 사람들이 그때 많이 포기하죠.”

평범한 사람이 42.195km를 완주하기란 웬만한 강단과 오기가 있지 않고서는 힘들다. 김종일(46) 흥국생명 소비자 보호팀 차장은 생애 첫 풀코스를 완주했던 2006년 10월 그날을 잊지 못한다.

김 차장은 “마(魔)의 30km를 넘고 완주했을 때 나의 한계를 극복한 것 같아 정말 기뻤다”며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는 연이어 2007년 3월 ‘동아 마라톤대회’, 같은 해 10월 ‘중앙 서울마라톤대회’ 풀코스를 뛰었다.

김 차장은 흥국생명의 마라톤 동호회인 ‘달마회’(달리는 마라톤 회의)의 회장이다. 달마회에는 김 차장처럼 먼 길을 달리며 홀로 사투하는 비범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달마회는 2001년 8월 달리는 일을 즐기는 사내 직원들이 주축이 돼 탄생했다. 2000년 서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18명의 직원이 ‘마라톤 동호회 한번 만들어 보자’며 의기투합해 출발한 동호회다.

그 중심에는 창립회원이자 김 차장을 동호회로 이끌어준 박강훈 당시 계약심사 부서장이 있다. 현재 회사를 퇴직한 박 부서장은 달마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마라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차장은 “박 고문은 지금도 대회가 있을 때 나오신다”면서 “대회 후 동호회원들과 다함께 막걸리 한 잔할 때면 이 맛에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달마회 결성 당시 회원 수는 18명에 불과했다. 이후 웰빙 열풍을 타고 회원수가 63명까지 증가했다가 지금은 45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마라톤 대회 연습 때마다 꼬박 참석하는 열성 회원들이다. 마라톤이 체력 싸움인 만큼 회원 연령대도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 주축을 이룬다. 4분의 1이 여성회원이다.

달마회의 훈련 강도는 여느 마라톤 선수 못지않다. 김 차장은 “마라톤 대회 한 달 전부터 1주일에 두 번 모여 매회 1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한다”며 “주중에는 남산 산책로 코스를 돌고 주말에는 여의도 한강코스를 달린다”고 설명했다.

달마회 회원들은 1년 두 차례씩 굵직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올해는 오는 5월 21일 열리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와 10월경 서울시청이 주최하는 ‘하이서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동호회원들이 항상 42.195km 풀코스를 뛰는 건 아니다. 전문 프로선수가 아닌 이상, 이토록 긴 거리를 완주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컨디션과 능력에 맞춰 10km, 하프코스, 풀코스 등 코스를 선택해 완주한다.

김 차장은 “회원 대다수는 10km나 하프코스를 선택한다”며 “기록을 세우기보다는 부서원 간 함께 어울리고 친목을 다지는 데 동호회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마회만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라톤 코스에선 부서원 간 직위 등 장벽이 모두 사라진다”며 “그렇게 한바탕 뛰고 나면 부서 단결과 함께 나를 뛰어 넘었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이 생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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