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과는 호형호제하며 이상을 공유하는 가족 같은 사이였다. 정책연구소 지원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했는데 일이 이렇게 돼 아쉽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철(51) 대표가 14일 김창호(60) 전 국정홍보처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최의호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처장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처장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의 관계와 자금전달 경위 등을 털어놓았다. 앞서 1차 공판에서 "개인적인 친분으로 김 전 처장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진술의 연장선이었다.
자금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이 정치를 안하고 학자로 남기를 바랐다. 인간적인 존경이었고 대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반면 반대신문에 나선 검찰은 이 대표에게 불법정치자금 6억2900만원의 출처를 물었다. 이 대표는 "타인에게 3억, 회사에게 3억을 차용했고, 나머지 2900만원은 회삿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서 회계처리는 어떻게 됐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이 대표는 "당시 나는 부사장이었고, 전 대표 선에서 진행된 사안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공판 이후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결심 공판은 "VIK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고려해 구형해야 할 것 같다"는 검찰 측의 요청으로 한 기일 미뤄졌다.
이들에 대한 결심 공판은 오는 4월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