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약정액 58조원, 11년 만에 145배 성장

입력 2016-03-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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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04년 말 이후 지난 11년간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투자자가 PEF에 출자하기로 한 금액인 약정 총액은 2004년 말 4000억원으로 시작했다. 이 규모는 지난 1월 말 기준 58조원을 넘어서면서 145배 뛰었다.

PEF 수도 크게 늘었다. 2004년에는 2개로 시작했지만 올해 1월 말 기준 321개를 기록했다. PEF의 2014년 말 숫자가 277개였던 것과 견줘도 PEF는 1년 사이 15.9% 증가했다.

PEF 시장에서 연기금의 역할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PEF의 투자자(유한책임사원, LP) 중 연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9.2%였지만 2014년 말에는 51.0%로 21.8%포인트 증가했다. 연기금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PEF 시장의 큰손이 된 것이다. 연기금들은 저금리와 증시 불안정을 고려, 새로운 투자처인 PEF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PEF가 전면에 등장한 것도 최근의 흐름 중 하나다. MBK파트너스는 2014년 코웨이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동부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를 KTB PE와 큐캐피탈에 3100억원에 매각했다. 엔에이치글래우드 PEF도 재작년 2800억원에 동양매직을 인수했다. 두산그룹도 최근 두산공작기계를 MBK파트너스에 1조13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 구조조정의 주요 분기점마다 PEF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PEF가 투자한 기업의 성장성이 높아진 점도 시장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PEF가 투자한 기업은 재무구조가 유사하며 PEF가 투자하지 않은 기업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높았다. PEF가 투자한 기업은 투자 5년 이후 7.9% 매출액 증가율은 기록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산증가율 역시 PEF가 투자한 기업은 3.6%로 비교 기업의 1.7%를 웃돌았다.

물론 과제도 있다. 국내 PEF당 평균 출자 약정액은 2015년 기준 1851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PEF의 운용자(무한책임사원, GP)의 역량 향상에 제한되는 요소다. 운용규모가 영세하면 대형 투자에 참여하기 어렵고 투자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기 쉽지 않다.

GP의 운용규모가 작은 것은 평균 운용 수익률과도 연관이 깊다. 업계에서는 총수익률 기준 국내 PEF의 평균 수익률은 10% 이하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LP 입장에서는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규모를 줄이고 프로젝트 펀드 위주에 투자하는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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