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부문 동양메이저 중심 지주회사 출범…금융은 동양레저-동양종금증권 현구도 유지될 듯
올들어 한일합섬을 인수하고 극동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동양그룹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 계열사간 지배구도를 놓고 볼 때 제조 및 금융 양대 사업부문에서 제조 부문은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금융 부문은 동양레저를 최대주주로 해서 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 등으로 이어지는 현 지배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동양레저, 동양메이저, 동양종금증권 지배구조 중심축
동양그룹은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이 4조8000억원으로 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하고 재계 27위의 그룹이다.
지난 1일 현재 동양메이저, 동양시멘트, 한일합섬 등 제조부문 14개사와 동양종금증권, 동양생명 등 금융부문 7개사 등 총 2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동양그룹의 계열사간 지배구조는 동양레저, 동양메이저, 동양종합종금증권이 중심축을 형성한다.
레미콘 및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동양메이저는 지난 3월말 현재 총자산 9967억원, 지난해 매출 3273억원, 순이익 232억원 규모의 동양그룹 제조부문의 주력 계열사다.
동양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동양매직(이하 동양메이저 보유 지분 464%), 동양시스템즈(22.4%), 동양온라인(20.9%), 동양시멘트(32.1%), 동양에이앤디 22.50%, 동양캐피탈(100%), 동양메이저산업(100.0%), 경일건업(100.0%) 등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외에 동양선물(25.8%), 동양파이낸셜(6.5%) 등 금융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다.
◆동양레저, 동양메이저 15.6%ㆍ동양종금증권 16.0% 지분 소유
특히 동양그룹에서 동양종금증권은 금융부문의 얼굴이다. 동양종금증권은 2003년 들어 화려하게 부활하며 2003년 740억원, 2004년 1027억원에 이어 2005년에 16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2006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에는 9012억원의 영업수익과 12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오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증권 업계에서 증권ㆍ종금ㆍ투신 등 3대 영업 분야가 융합된 국내 유일 증권사라는 점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다.
현 회장이 13일 동양그룹의 중점 사업 영역으로 금융업을 지목하며 “금융을 그룹 성장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동양종금증권은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동양파이낸셜(동양생명 지분 40.35%)의 지분 93.55%를 소유하고 있다. 또 동양선물(70.03%)을 비롯해 동양투자신탁운용(85.71%), 동양창업투자(100.0%)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동양생명 지분 14.58%도 갖고 있다.
이처럼 동양그룹 계열사 지배구조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동양메이저와 동양종금증권의 상층에 각각 지분 15.56%(보통주 기준), 15.96%씩을 보유한 골프장 운영업체 동양레저가 최대주주로서 자리잡고 있다.
◆동양메이저 기업분할, 순수지주회사 출범 가능성
한마디로 동양그룹은 동양레저가 축이 되서 동양메이저와 동양종금증권을 통해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구조를 갖춰놓고 있다.
또한 동양캐피탈이 동양레저의 최대주주로서 50%의 지분을 보유하며 동양레저→동양메이저ㆍ동양종금증권→동양캐피탈→동양레저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동양그룹이 밝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동양레저→동양메이저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동양메이저를 제조부문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회사의 지주회사의 주식가액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인 ‘자산총액의 50%’를 밑돌고 있어 향후 동양메이저가 기업분할을 통해 순수지주회사가 출범할 개연성도 있다.
현 회장은 현재 동양메이저에 대해 동양레저 다음으로 많은 12.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현재 동양메이저의 최대주주 동양레저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6.40%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동양레저→동양메이저의 출자고리를 끊어 지주회사가 출범한다 해도 현 회장은 지배력을 행사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 회장은 동양시스템즈 10.18%, 동양매직 0.91%, 동양온라인 3.26%, 동양에이앤디 10.00%, 동양종금증권 0.79% 등의 지분도 갖고 있어 이를 현금화 해 향후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금융부문은 동양레저-동양종금증권 현 구도 유지 가능성
반면 금융부문은 현재로서는 지주회사의 ‘우산’에서 벗어난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동양종금증권의 현 최대주주인 동양레저는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양레저의 지분 구성이 동양캐피탈 50%, 현 회장과 아들인 승담(27)씨 각각 30%, 20% 등으로 구성돼 있는 데서 비롯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및 자회사, 손자회사 등은 금융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동양레저는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조부문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해도 동양레저-동양종금증권으로 이어지는 현 지배구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 회장이 아들과 함께 동양레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동양레저-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금융부문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지금처럼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
다만 동양메이저가 금융계열사인 동양캐피탈의 100% 모회사라는 점은 변수다. 동양캐피탈은 동양종금증권 지분 14.26%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레저의 동양캐피탈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동양종금증권 지분은 35.6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