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 ⑤LG생활건강] ‘칼퇴근’ 권하는 회사…10년새 여성인력 비율 50% 껑충

입력 2016-03-10 10:40수정 2016-03-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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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퇴근제’‘전사동시휴가제’…직원 만족도 높이며 고속성장 일궈

▲LG생활건강의 한 직원이 서울 신문로 LG광화문빌딩 내 본사에서 근무시간이 표시된 알림판을 책상에 비치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신태현 기자 holjjak@)
회사에서 ‘6시 전에 퇴근하십시오’라고 하면,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회사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여러분에게는 회사 외에도,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친구로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런 삶의 중요한 부분들 간의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그 삶은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CEO 메시지 - 일과 삶의 균형 中]

LG생활건강에서는 오후 6시가 되면 불이 꺼진다. 정시퇴근을 독려하기 위한 소등 제도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스스로 알아서 퇴근한다. LG생활건강을 12년째 이끌고 있는 차석용 부회장이 보내는‘CEO메시지’덕분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분기마다 소재를 바꿔 사내 인트라넷과 화장실 등에 자신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시퇴근은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가 됐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능력 이외에는 어떤 것으로부터 차별과 상처를 받지 않는 회사’,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자 불필요한 제도나 업무 성과에 방해되는 문화는 과감히 없애고 변화를 꾀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역량있는 여성인재 확보와 여성친화 경영 방식이 필수적이라 판단, 적극적으로 여성을 위한 제도와 문화정착에 힘써왔다. 그 결과물이‘정시출퇴근제’를 비롯해 일·가정 양립을 배려하는‘유연 근무제(flexible time system)’, ‘전사 동시휴가제’, 자기성장 프로그램인 ‘커리어과정 운영’, ‘치어 리더십(Cheer Leadership)’ 등이다. 그 덕에 기대이상의 성과도 냈다. 2014년 여성인재 비율은 2005년 대비 49%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4.8배, 영업이익률은 7.3배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가보니= LG생활건강은 아기자기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여성이 구매 결정권을 갖는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일까. 1층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귀여운 캐릭터와 ‘서로 인사를 건네보아요’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오면서 엘리베이터 속 어색한 침묵을 깬다.

사무실이 위치한 9층에 내리니 한쪽 구석에 통유리로 된 미팅룸 겸 휴게실이 있는데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무실 안 진열장에는 LG생활건강에서 판매하는 각종 화장품과 생활용품들이 줄지어 있고, 각자 책상 앞에는 자신의 명함과 ‘저의 근무시간은 00시부터 00시입니다’라고 적힌 시계 모양의 알림판이 놓여있다. 이는 유연 근무제 시행에 따른 직원들 간의 원만한 소통을 위한 장치다. 출퇴근 시간을 명시해 업무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함인데, 차 부회장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김지숙 LG생활건강 커뮤니케이션지원부문 파트장은 “전사 동시휴가제가 직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제도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정해진 날에 모든 직원이 쉽니다. 주로 셋째 주 금요일이나 넷째 주 월요일이고, 공휴일이 껴있는 샌드위치 데이도 포함됩니다”라며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나 밀려있던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삶에 여유가 생기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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