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커지고 있지만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들은 여전히 높다. 특히 서울시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도록 하면서 최근 수주난에 허덕이는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조합 설립 단계인 강남권 재건축 대상은 23개 단지, 2만27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가구 이상의 대형단지만도 여러 곳이다. 이런 대형단지들은 사업금액만 조 단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건설사들로서는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조합설립 단계에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에선 조합설립 다음 단계인 사업승인 후에 시공사를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도 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조합이 건설사와 함께 공동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조합설립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건설사는 자금과 전문적인 사업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우선 강남구에서 대치동 쌍용 1·2차가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고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한신4지구 등이 시공사 선정을 계획 중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대림건설이 한화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때문에 GS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도시정비사업의 전통적인 강자들부터 현대건설, 한화건설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재건축 시장의 특성한 한 곳을 수주하면 인근 재건축 단지들의 수주도 수월해지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물밑 작업과 비방전, 조합원 선물 공세는 공공연한 비밀이 됐고 조합원 회의에서 지지하는 건설사별로 파벌이 나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으로 각각 ‘디에이치(The H)’와 ‘아크로’를 앞세워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재건축 수주 전담 TF를 구성하는 등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그나마 가장 활발한 곳이 강남권이다보니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더구나 강남권에 새아파트 브랜드가 생기면 건설사들의 브랜드 홍보까지 더해지는 것도 수주경쟁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제까지 강남권 공급기준으로는 삼성물산이 단연 앞서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삼성물산은 강남권 3개구에 2만8810가구를 공급(입주기준)했다. 뒤를 이어 현대건설(1만3696가구), 대우건설(1만842가구), 대림산업(9928가구), GS건설(7961가구)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