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증시포인트]문제는 '밖'이 아니라 '안'이다

입력 2007-06-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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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악재가 있어도 꿋꿋히 오르던 '주식 불패' 신화가 이틀 연속 무너졌다.

그동안 선봉장 처럼 맹렬히 올랐던 현대중공업이 이틀째 하락하면서 30만원대를 위협받는 등 주도주들의 부침도 심하다.

각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시조정의 표면적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 증시조정의 근본적 원인은 '밖'(금리,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등)이 아닌 '안'(고점 부담, 외국인 매도 등)에서 찾아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안태강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 시장의 조정은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겪는 데 따라 동반해서 나타나는 ‘단기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3개월이 넘은 기간 동안 상승폭으로는 30%에 근접하는 강세장이 지속됐다는 점이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연이은 조정과 결합해 만들어진 필연적인 조정"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시황관을 내놓고 있는 신영증권도 금리변수보다는 국내증시 자체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경기는 금리인상이 가능할 정도의 활황이 아니라 아직도 연착륙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긴축의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이유는 긴축 리스크 뿐이 아니라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국내증시의 PER은 11.8배로 지난 99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태"라며 "국내증시의 역사적인 고점에서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가 출회됐던 과거 경험이나 가파른 주가 상승 속에서 기타 이머징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거의 없어지고 있는 점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매도 배경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12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시장은 여전히 실적 모멘텀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지수에 매여있을 것이 아니라 기관이 새로운 매수하는 종목 중심으로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최근 베이시스의 하락으로 프로그램매물이 급증하고 있는 점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의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교보증권 이우현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 전략이 유리하다. 물론 개인의 꾸준한 매수세와 함께 외국인의 누적 선물 역시 임계치 수준에 다다르고 있어 환매수 가능성을 미뤄볼 때 반등의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6월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아직까지는 현물보다는 선물매수 롤오버가 유리한 조건임을 고려해 볼 때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시장 교란 가능성이 존재해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부국증권 임정현

-국내증시는 바야흐로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 조정양상은 가격조정보다는 얕은 조정이며 기간조정일 공산이 커 보인다. 두 바로미터인 중국증시와 미국증시가 선조정 이후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풍부한 주식매수 대기자금 등을 포함한 국내증시내 수급상황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얕은 조정으로 예상되는 기간조정이 얼마나 오래 진행될런지는 당장은 예상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간 국내증시의 상승세가 매우 가파랐고 무척 급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안태강

-최근 주식 시장의 조정은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겪는 데 따라동반해서 나타나는 ‘단기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기간으로는 3개월이 넘고, 상승폭으로는 30%에 근접하는 강세장이 지속됐다는 점. 그리고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연이은 조정 등 주변 여건과 결합해 만들어진 필연적인 조정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중국 증시의 조정이 일차적으로 완결됐다고 본다면, 코스피지수의 조정은 10%를 넘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한편, 미국 증시의 조정이 진행중에 있다고 보더라도, 향후 조정이 단기적인 급락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기간 조정의 성격이 짙을 것으로 본다.

▲신영증권 이승우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매수 열기와 IT업종의 선전 속에서 시장전체로는 리스크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효율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만 있다면야 리스크를 충분히 회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특정 업종에 편향되거나 개별 종목으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을 경우에는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크지 않더라도 변동성 리스크에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유념해야 할 것 같다.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관련주를 덜어내거나 그게 아니라면 IT업종으로 조금씩 바꿔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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