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전체 R&D(연구개발) 투자에서 상위 2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7%를 넘어서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2월말 발간한 '2016년판 산업기술주요통계요람'에 따르면, 2014년 연구개발비 상위 20개 기업이 투자한 R&D비용은 총 28조444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 전체 R&D투자 49조8545억원의 57.1%에 달하는 수치다.
개별 기업으로 수치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르노삼성자동차, 만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화학, 포스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엠,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20개 기업의 R&D투자 비중은 2009년 49.2%를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5년간 7.9%p가 증가했다. 특히 이 같은 상승폭은 2012년 이후 더욱 심화되어 2년 만에 4.6%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위 5개사의 R&D투자 비중도 크게 늘어 2009년 39.2%에서 2014년 46.2%로 7.0%p가 증가했다.
EU(유럽연합)가 지난해 말 발표한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를 보면 2014년 R&D투자 상위 1000대 기업 중 우리 기업은 22개사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334개사, 일본 159개사, 중국 80개사에 비해 크게 뒤지는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인해 기업의 R&D투자 여력이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R&D투자가 일부 투자여력이 있는 소수 기업에 의존하는 현재의 추이가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