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을 앞둔 이보미(28ㆍ혼마골프)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 같이 말했다.
이보미는 2일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2000만엔, 약 12억원) 대회장인 일본 오키나와 난조시의 류큐골프클럽(파72ㆍ6649야드) 연습장에서 벙커샷을 점검하며 대회 첫날을 준비했다.
이날 연습장에서 벙커샷을 연습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이보미는 연습장에 도착해 숏아이언을 내꺼 내들었다. 그리고 조금씩 긴 클럽으로 교체하며 드라이버까지 샷 감각을 조율했다. 이후 향한 곳이 벙커샷이다. 약 10개 정도의 볼을 그린에 올린 이보미는 벙커 모래를 정리한 뒤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작년과 다를 건 없어요. 올해도 지난해처럼 똑같이 할 생각이에요.” 그의 첫 마디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러면서도 미소를 잊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장외 아나운서로부터) ‘상금여왕 이보미’라고 소개받는다면 압박감이 클 것 같아요. 여왕에 대한 기대감을 클 테니까요.”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으며 “어떤 상황이든 압박감을 이겨내야죠. 프로골퍼가 압박감을 받지 않고 플레이할 수는 없잖아요(웃음)”라고 말했다.
이보미는 겨울 동계훈련 기간 동안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J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병행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 3승과 리우올림픽 한국 대표 발탁이 목표인 만큼 체력 강화는 필수다.
체력훈련만이 아니다.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철저하게 분석하고 보완했다. “작년엔 파5홀에서 파 세이브가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웨지 거리감과 벙커샷 정확도를 높이려고 많은 연습을 했어요. 톱프로라면 트러블 상황에서도 파를 지켜야 하니까요. 올해는 자신 있습니다.” 이보미가 벙커샷 연습에 열중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의 자신감에 분명 이유가 있었다.
한편 이보미는 3일 열리는 대회 첫날 경기에서 우에다 모모코(30ㆍ일본)와 한조를 이뤘다. 우에다는 지난해 4개 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항전 더퀸즈 presented by 코아에서 일본팀 캡틴을 맡은 선수다. JLPGA 투어 통산 10승으로 LPGA 투어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