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 또는 제작·판매해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불법 스포츠도박, 카지노 사이트 프로그램을 제작·판매·운영한 혐의(도박공간개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오모(41)씨 등 30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최모(35)씨를 수배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들 사이트에서 상습·고액 도박을 한 이용자 37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2012년 10월부터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이듬해 4월부터는 직접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를 고용해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다른 도박조직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 하나당 제작비 300만∼600만원과 월 관리비 150만∼400만원을 받고 74개 사이트를 제작·판매해 116억원을 챙겼다. 직접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도 16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렇게 얻은 부당이득은 서울 삼성동 고급 아파트 임대료와 경기도 양평 호화 별장 구입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씨 일당으로부터 도박 사이트 5개를 사들여 550억원을 챙긴 전모(33)씨와, 오씨 밑에서 일하다가 스포츠도박 사이트 44개를 제작·판매해 1억9천여만원을 벌어들인 김모(39)씨도 구속했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 사이트를 모두 합하면 전체 판돈 규모는 확인된 것만 1조5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했던 오씨는 서버관리나 프로그램 제작 등 노하우를 살려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박 조직도 개발팀, 홍보팀, 운영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운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