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미디어 ‘공생 주파수’②] 1만2232편 3674만달러…국경 초월한 ‘동거동락’

입력 2016-02-19 11:35수정 2016-02-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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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수출 25% ‘1순위 시장’…레드머니 공세에 “역한류” 우려도

중국 시장은 현재 한국 미디어 업체들에게 1순위 시장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상속자들’ 등과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등의 흥행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몸값은 치솟았다. 또한 콘텐츠 제작 업체들과 제작자들은 중국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지분투자 등의 다양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5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편수는 1만2232편으로 금액으로는 3673만9000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또한 장르를 불문하고 중국에 수출된 한국 방송 콘텐츠는 총 2만607건으로 전체 수출된 방송콘텐츠 중 약 25%가 중국으로 향했다.

드라마의 경우 2015년부터 중국 미디어산업 내 제작 가이드라인을 규제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사전 심의제를 도입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중국 수출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은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이영애의 ‘사임당 더 히스토리’, 송혜교의 ‘태양의 후예’, 김우빈의 ‘함부로 애틋하게’ 등이 현재 사전제작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이미 ‘태양의 후예’는 촬영이 끝나기 전 중국의 한 동영상 사이트와 판권 계약을 하면서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확보했고, ‘사임당 더 히스토리’ 제작사는 홍콩기업 엠퍼러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해 제작비를 마련했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도 과거에는 포맷 수출이 주를 이루었으나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공동 제작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SBS는 중국 저장위성과 ‘런닝맨’의 중국 버전인 ‘달려라 형제’를 공동 제작해 뜨거운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 시즌 3가 방영 중이다. 능력있는 제작자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졌다. MBC 출신의 김영희 PD는 중국에서 예능 전문 프로덕션 ‘미가(米家)미디어’를 차렸으며, SBS ‘런닝맨’을 제작했던 조효진 PD도 본격적으로 중국에 방송 제작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로 문화 수준이 향상되면서 현지 영화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영화를 배급하는 CJ E&M과 쇼박스, NEW 그리고 중국에서 63개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CJ CGV의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CJ CGV는 지난해 현지에서 13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155.2%가 늘어난 수치다. 또한 CJ E&M은 중국 영화 제작사와 합작해 올해 ‘파이널레시피’, ‘써니’, ‘평안도’, ‘강호출산기’등 4편의 영화를 중국에서 개봉할 계획이며, 쇼박스는 중국 미디어 화이브러더스와 손잡고 ‘A Better Life’를 2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6년 콘텐츠 산업 10대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레드머니의 확산, 레드콘텐츠의 역습’을 꼽았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지속적 유입과 더불어 중국으로 편입된 한국 엔터테인먼트사에서 만든 콘텐츠가 한국 시장으로 역수입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류스타 김수현이 소속된 키이스트에 중국 소후닷컴은 2014년 1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영화사 NEW도 중국 화책미디어그룹이 2대 주주가 되었으며, 초록뱀미디어는 중국 DMG그룹이 주인이 됐다. 배우 이미연, 김현주 등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도 215억원을 투자한 중국 화이자신이 최대 주주다.

중국 자본의 한국투자 증가는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콘텐츠업계에 자금조달 측면과 각종 규제가 많은 중국시장 진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반면, 중국 자본이 한국 콘텐츠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미경 연구원은 “국내 기술을 중국으로의 단순 전수하는 것이 아닌, 중국의 한국 투자를 활용해 국산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콘텐츠 시장 및 글로벌 시장으로의 동반성장 모델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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