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넥솔론이 조만간 재매각에 나선다.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로 알려진 썬텍이 자회사를 통해 작년 말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한번 입찰에 참여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넥솔론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유동적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2월 말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태양광업체 넥솔론의 매각은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다.
당시 시한 내에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없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례적으로 본입찰을 강행했고, 본 입찰 직전에 한 중국업체가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중국업체는 썬텍"이라고 확인했다.
썬텍의 홈페이지(http://www.suntech-power.com)에 따르면 2001년 설립된 썬텍은 80여국 1000여개 회사에 태양광 패널 등을 공급하고 있다. 업황 악화와 무리한 투자로 지난 2013년 3월 중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고, 2014년 4월 순풍(Shunfeng) 그룹에 인수됐지만 전세계 태양광 업계 1위 자리는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작년 말 예비입찰 때 썬텍이 라이텍이란 자회사를 통해 예비실사를 했었다"며 "썬텍은 지난 2010년 실리콘웨이퍼 등 넥솔론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라이텍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재매각에서도 썬텍의 참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국내에선 넥솔론에 관심을 보인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썬텍과의 수의계약 가능성까지 나온다.
법정관리 기업은 일반적으로 공개 입찰을 통해 매각된다. 하지만 법원의 의지에 따라 일대일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예컨대 최근 반도체업체 코아로직은 수의계약을 통해 중국 기업에 매각됐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매각 방식은 법원이 정한다"며 "만약 가격 때문에 입찰이 무산됐다면 채무 변제가 가능한 수준 내에서 매각가를 조금 더 낮추고 직전 협상자와 수의계약을 할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매각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태양광 사업의 주축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단가가 낮고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썬텍 역시 작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넥솔론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태양광 업황 악화 때문에 넥솔론이란 기업 자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넥솔론은 OCI를 비롯해 신성홀딩스, STX솔라 등과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를 장기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성장궤도에 오르는가 싶었지만, 중국 업체들과의 저가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2011년부터 적자에 시달려 왔다.
넥솔론의 3분기 매출액은 351억6492만원으로, 영업손실은 83억1953만원이다.
이 중 금융비용이 82억1190만원에 달하며, 당기순손실만 204억9311만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1270%에 육박한다.
계속되는 영업적자와 솟구치는 부채비율을 감당하지 못한 넥솔론은 만기 도래하는 1500여억원의 사채 및 차입금을 변제하지 못했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해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