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ICT 수출 4년만에 최저치…118억6000만달러 17.8% 급감

ICT 품목별 수출에서도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두 자릿수 급감했고 휴대폰 역시 7%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 ICT 수출액은 118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은 1월 기준으로 지난 2012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1월 ICT 수입 또한 6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1% 감소했다. 이에 따라 1월 무역수지 흑자는 5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1월 ICT 수출은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품목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국가별로는 아세안 수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미국 유럽 중국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고 진단했다.
◇ ICT 수출 효자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 동시 급감 = 1월 ICT 품목별로 살펴보면 휴대폰이 19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3% 줄었다. 이는 중국 화웨이 등 후발업체의 공세가 거세진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 둔화와 저가 스마트폰 확산 등이 수출물량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역시 45억 30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시 13.9%가 급감했다. 4GB(기가바이트) D램 단가는 지난해 7월 2.7달러에서 9월에는 2.1달러로, 11월에는 1.8달러까지 급락한데 이어 올 1월에는 1.7달러까지 추락했다.
디스플레이의 수출부진은 더 심각하다. 올 1월 디스플레이의 수출액은 2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0.7% 줄었다. 이 또한 대형 패널 단가가 지난해 9월 86.3달러에서 12월에는 77.4달러까지 떨어진 게 원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패널 단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출액은 5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감소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는 지난해 컴퓨터와 주변기기 성장률이 1.8%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올해도 0.4%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 최대 수출국 중국 급감, 미국·EU 동시 부진 = ICT 수출은 아세안 지역이 소폭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주력 수출국가인 중국이 크게 감소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수출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1월 ICT 국가별 수출실적을 보면 아세안 국가가 18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0.4% 늘었다. 정부는 “아세안은 반도체 수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등의 물량 확대로 수출이 0.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의 최대 무역국으로 성장한 중국(홍콩 포함)의 수출액은 64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급감해 향후 ‘수출 한국호’에 불안감을 키웠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주력 ICT 품목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가 두 자릿수의 감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중동 등 다른 국가로 팔린 ICT제품도 예년보다 감소했다.
미국이 11억7000만 달러의 수출고를 올렸으나 전년 동월로 보면 2.8%가 줄었다. 유럽연합 역시 7억50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쌓았지만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2% 급감했다. 유럽연합은 경기부진에 한국의 주력상품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의 수출물량이 크게 줄면서 13개월 연속 감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동으로 ICT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29.6% 감소한 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