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2월 금리 동결' 금통위 나선 이주열 총재 표정은 '여유'

입력 2016-02-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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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6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15층 대회의실.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위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다.

일본 등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린 가운데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금통위의 셈이 여느 때보다 복잡한 상황에서 열린 회의였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대부분 예측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낮은 상황에 유례없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리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우려를 인지한 듯 이날 금통위 분위기는 차분했다. 오전 8시 45분 금통위가 열리는 한은 회의실이 개방됐다. 가장 먼저 갈색 목재명판이 검정색 바탕에 금색으로 이름을 새긴 디자인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띠었다.

취재진이 속속 모여든 가운데 오전 8시 53분 서영경 부총재보, 허진호 통화정책국장, 조정환 금융안정국장, 신호순 금융시장국장이 회의실에 들어섰다. 담담한 표정으로 이들이 착석할 때 쯤, 오전 8시 54분 김민호 부총재보가 이어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오전 8시 55분에 허재성·이흥모·윤면식 부총재보가, 56분에는 하성 감사, 장민 조사국장, 홍승제 국제국장이 각각 입실했다.

금통위원 가운데 하성근 위원과 정해방 위원이 오전 8시 56분에 가장 먼저 회의실에 도착했다. 이어 1분 뒤 정순원·함준호·문우식 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장병화 부총재와 채선병 외자운용원장도 착석했다.

이주열 총재가 입실하기 전까지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살짝 감돌았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할 자료를 검토하는 가 하면, 조간에 나온 중앙은행 역할과 관련된 신문 사설을 정독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오전 8시 59분 이주열 총재가 회색빛 넥타이를 메고 회의실에 들어섰다. 의장석에 앉기 전까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 총재는 의사봉을 두드리기 앞서 사진 기자를 향해 넥타이를 고쳐 매며 미소를 짓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의사봉을 두드린 후에는 두 손을 맞잡고 정면에 있는 노트북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겼다.

한편,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금리 동결로 전망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인하하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된다는 부담이 있다"며 "채권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원은 "실물경제 측면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인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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