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에 쏠린 관심… 신중해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입력 2016-02-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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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쓰기 비춰지는 것 싫어" 예정된 전체회의→내부회의로… 朴대통령 국회연설에 주목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과 협회 관계자들이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주재원 및 관련 근무자 생계대책과 고용문제에 대해 입주기업들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관련 국회 연설에 입주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보상이 아닌, 기존 지원대책을 고수하고 있는 시점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연설인만큼, 향후 보상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입주기업들 내부에서도 처음과 같이 강경한 모습보다 이제는 차분하게 대응하자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당초 지난 15일 오전 첫 전체회의를 개최하려고 했다가 돌연 내부 임원회의로 전환했다. 지난주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내려진 직후 보였던 격앙된 대응이 아닌, 차분하게 대응하자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이에 정기섭 비대위 대표위원장(개성공단기업협회장)과 3명의 공동위원장, 13명의 위원 등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창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에게 입주기업들이 '떼쓰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이 싫어 시간을 갖고 보상책 요구를 하자는 것으로 얘기들이 모아졌다"며 "다른 것은 차치하고, 실제 기업들이 피해 입은 것에 대한 것만 보상해달라는 것인데 정부 입장에서도 특단의 조치 또는 대안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차원에서 정부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입주기업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아니라, 국가를 믿고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단순한 보상에 대한 얘기"라며 "왜곡된 상황으로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비대위도 신중하게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가 이 같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을 포함한 국가 안보와 관련된 국회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관련해 '보상'이 아닌, '지원'으로 입주기업들을 달래겠다는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까지도 정부 측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지원 또는 보상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고 권력' 대통령 연설은 입주기업들에게 향후 정부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첫 내부회의에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입주기업들이 입은 실제 피해를 조사하기로 결의하고, 본격적으로 피해현황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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