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활성화방안] 황영기 금투협회장 “은행 일임형 ISA, 대승적 수용”

입력 2016-02-14 12:00수정 2016-02-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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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공격적 영업 땐 쏠림 우려…증권사 “일주일만에 왜 입장 바꿨나” 반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금투협)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는 14일 정부가 은행에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허용하는 것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일임형 ISA는 편입상품의 교체와 같은 자금의 운용을 금융기관에 위임할 수 있는 계좌다. 지금까지는 증권사에만 허용하기로 했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이날 여의도 협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투자일임업은 증권회사의 고유 업무지만 ISA 활성화를 위해 은행의 ISA 한정 투자일임업을 허용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다시는 거론하지 않을 것을 금융위와 은행연합회장과 구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이어 “은행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에 비대면 일임계약을 허용해 주기로 정부에서 방침을 정했다”며 “증권업계의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은행과 증권사가 동시에 비대면 일임 계약을 실시하기로 정부당국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또 “은행의 신탁내 자행예금 편입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증권업계의 판매망 부족을 어느 정도 메꿔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투협이 은행에 일임형 ISA를 허용하는 것을 수용했지만 업계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현재 은행의 지점 수는 7305개로 증권사의 1217개를 크게 앞서고 있다. 펀드 판매 기준 인력 역시 은행은 9만2920명으로 증권사의 2만3005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처럼 영업망에서 절대 우위에 있는 은행이 공격적으로 영업할 경우 ISA가 은행에 쏠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ISA제도 시행 첫 해에 24조원이 이 상품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신탁형과 일임형 모두 취급하면 증권사와의 차별이 없어진다”며 “고객이 굳이 증권사로 발을 돌릴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투협이 이를 수용해서는 안 됐었다”며 “은행은 운용전문가가 없어 불완전 판매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황 회장에게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투자일임 허용 주장은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정부, 은행과 전격 합의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증권사 관계자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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