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실적 내리막길…갑질ㆍ고배당 등 논란 지속
국순당이 20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하는 ‘어닝쇼크’를 발표했다. 이번 실적부진에 대해 회사 측은 지난해 발생한 ‘가짜 백수오’ 논란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와 투자업계 등에서는 국순당의 적자를 두고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순당은 1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순당이 적자를 낸 것은 실적을 공개한 1995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35억원에서 지난해 -36억원으로 1년만에 71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774억원으로 전년대비 15.6%(144억원) 감소했다. 국순당의 매출이 7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국순당은 실적부진의 배경에 대해 “백세주 자진회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된 ‘가짜 백수오’ 사태를 실적부진의 진원지로 지적한 것이다. 국순당의 백세주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되면서 회사는 지난해 약 180억원어치의 백세주를 회수했다.
하지만 국순당의 위기는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백세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찾아온 위기는 지난 2013년 대리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격화됐다. 국순당의 영업이익은 2012년 68억원, 2013년 12억원, 2014년 9억원 등으로 줄어 왔다. 한때 1600억원에 달했던 국순당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는 2012년 1186억원에서 2013년 991억원, 2014년에는 918억원을 기록했다. 국순당이 지난해 회수한 백세주 물량 가운데 70%가량을 현금화했다고 쳐도 작년 수준의 매출액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고배당 논란도 나온다. 국순당은 올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에도 총 8억8000만원을 배당하기로 했다고 11일 공시했다. 고배당 정책은 회사의 수익창출력이 좋고 실적이 우수한 시기라면 ‘주주친화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회사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