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현대그룹 지배구조 개선 노력 의심…예보 위원장서 사퇴해야
이철송 한양대 교수의 현대증권 사외이사 선임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가 현대증권과 이해상충 관계에 있는 예금보험공사 부실책임위원장직에서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에서도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28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책임 추궁을 책임지고 있는 이철송 교수가 현 회장이 지배하는 현대증권의 사외이사로 취임한 것은 명백한 이해상충"이라며 "이철송 교수는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직을 수락한 것에 대한 해명과 함께 예금보험공사 부실책임위원장에서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산하 부실금융기관 책임 심의위원회(부실책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이철송 교수는 지난주 현대증권 정기주총에서 회사측 추천을 받아 신임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선임됐다.
이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는 부실책임위원회는 최근 최근 현대건설 부실 책임과 관련, 현대건설의 임원이었던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상속인 현정은 회장 등에게 총 520억원대의 손해 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을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에 지시한 바 있다.
부실책임위원회는 부실책임자의 책임 유무에 대한 판단과 손해배상 청구 금액 등을 심의·의결 사항이므로, 부실책임추궁 과정을 내용적으로 관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부실책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에 대한 부실책임 추궁을 책임지고 있는 이철송 교수가 현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증권의 사외이사로 취임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상충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부실책임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미 종결됐더라도, 향후 손해배상소송에 예금보험공사가 관여할 수밖에 없고, 실질적으로 부실책임위원회가 현 회장 등의 부실책임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돼 이해상충은 앞으로도 지속될 문제"라며 "이철송 교수가 현대증권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준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현대그룹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회생한 재벌이며, 그중에서도 금융기관인 현대증권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 투명하고 신뢰할만한 지배구조를 갖춰야한다"며 "그럼에도 현대증권 이사회가 그룹 총수가 피고로 될 손해배상 소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이철송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끊임없는 자격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을 보면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예금보험공사는 이철송 교수가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즉각 부실책임위원장직에서 해촉하고, 이철송 교수 역시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직을 수락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공개 해명하고, 위원장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