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고려시멘트, 서울증권, 로젠택배 잇단 인수
건설, 금융, 물류 3개 신성장동력 기반으로 재도약 채비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여세 극동건설 M&A 추진
오너 유경선 회장, 유진기업 지분 69%로 견고한 지배력
유진그룹이 인수합병(M&A)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며 거침없는 ‘세(勢) 불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설, 금융, 물류 등을 3개 축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펼치겠다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하지만 유진그룹의 기업 사냥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한 듯 하다. 종합건설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건설사 인수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의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론스타가 매각을 추진중인 극동건설 M&A에 참여하고 있다.
대형 M&A를 통해 성공적인 영토확장을 해왔던 유진그룹의 행보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69년 설립 영양제과 모태로 레미콘 사업 진출
유진그룹은 1969년 설립된 제과업체인 영양제과를 모태로 레미콘 업종에 진출, 현재 건자재 및 금융을 핵심 사업축으로 33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유진그룹 성장의 원동력이 된 건자재 부문은 유진기업을 중심으로 한 11개 레미콘 제조업체들과 레미콘 원재료 공급업체 기초소재, 시멘트 생산업체 고려시멘트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건자재 사업부문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이 6208억원에 이르고, 주력인 레미콘(2006년 매출 비중 71%)을 비롯, 건설(19%), 아스콘(7%), 골재(1%)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사업기반으로 하는 레미콘 부문에서는 지난해 수도권 시장점유율 10.16%(한국레미콘공업협회 ‘레미콘 통계연보)’로 업계 1위를 차지할 만큼 최강자다.
지난해 매출은 3849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115.1% 증가했고, 순이익은 2943.0% 급증한 1053억원을 나타냈다. 그룹 성장의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유진기업-기초소재-고려시멘트 수직 계열화
이외에 전국 주요 지역을 사업기반으로 하는 당진기업, 지구레미콘, 흥한레미콘, 현대산업, 현대레미콘, 현대콘크리트, 고흥레미콘, 현대기업, 서진개발, 현대개발(주), (주)현대개발 등의 레미콘 계열사들이 있다.
기초소재는 콘크리트 생산에 필요한 고로슬래그 미분말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 시멘트수요의 40% 정도를 소비하는 수도권 및 경인 지역을 영업망으로 구축, 슬래그 미분말을 레미콘 업체에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157억원. 지난해 매출 705억원,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고려시멘트는 유진그룹의 레미콘 부문의 안정적 공급원 확보를 위해 2004년 1월 인수한 시멘트 생산업체다.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현재 슬래그시멘트를 생산하는 장성공장과 포틀랜트시멘트를 생산하는 광양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64억원의 매출과 2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고 총자산은 1643억원 수준이다.
◆서울증권, 로젠 인수로 금융ㆍ택배 신시장 진출
유진그룹은 올 2월초 로젠택배를 전격 인수하며 택배(물류)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로젠은 1999년 택배사업으로 시작한 물류업계 5, 6위권(택배 기준)의 중견업체로 국제물류(로젠글로벌), 포장이사(로젠이사), 제3자 물류(3PL)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산은 360억원 규모로 지난해 1103억원 가량의 매출과 4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유진그룹의 로젠 인수는 그룹 내 물류 물량 소화는 물론 기존 레미콘 사업장 유휴 용지들을 물류센터로 전환할 경우 추가 물류센터 확보도 용이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다.
유진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서울증권은 총자산 7412억원(2006년말 기준), 자기자본 4242억원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다. 임직원수 775명에 39개 지점을 두고 있다.
2005년 증시 호전에 힘입어 2005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영업수익 2130억원을 기록했고 2006년도에는 190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005년도 232억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143억원으로 2년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증권은 서울자산운용, 서울선물, 서울자산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 크라제코리아, 에스아이더블유 등의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다.
유진그룹은 이외에도 호남아스콘(아스콘), 영산정보통신(소프트웨어개발), 소프트와이즈(정보검색시스템), 티비디(컨설팅), 이노빅스(컴퓨터), 메트로넥스(통신기기), 디지틀영산(시스템통합), 영양제과(제과), 동화기업(골프장), 남부산업(아스콘), 이엠미디어(방송채널, 컨텐츠제작)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유진기업, 핵심 계열사 최대주주 지배구조 중심축
유진기업은 지배구도 측면에서도 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유진기업은 기초소재 59.0%를 비롯, 서울증권 24.6%, 영양제과 100.0% 등의 지분을 소유하며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있다. 고려시멘트 지분 24.5%도 갖고 있다.
기초소재는 고려시멘트와 로젠의 지분 각각 29.9%, 8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고려시멘트가 지방 레미콘 업체인 현대산업을 비롯, 현대레미콘, 현대콘크리트, 고흥레미콘, 흥한레미콘, 현대기업, 동화기업, 서진개발 등을 100% 자회사로 두는 구도로 건자재 부문의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서울증권이 서울자산운용과 서울선물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고, 서울자산제1호PEF의 최대주주로서 3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자산제1호PEF는 크라제코리아 49%, 에스아이더블유 68%의 지분으로 이들 손자회사들을 거느린다.
그룹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사실상 지주회사인 유진기업에 대해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면 그룹 전체에 대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도다.
유진그룹 지배주주인 유경선(51) 회장(지분율 21.02%)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유진기업 지분 69.14%에 달하는 지분을 소유하며 쉽사리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는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유 회장은 이외에도 기초소재 13.98%를 비롯, 고려시멘트 6.8%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맨 유경선 회장 역동적 추진력 그룹 성장의 원동력
유 회장은 연세대 중문과를 졸업했다. 제과사업에서 레미콘사업으로 그룹의 기틀을 마련한 창업주 유재필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유 회장은 1985년 유진그룹의 레미콘 사업을 맡아 기술우위와 네트워크화를 통해 그룹의 레미콘 사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일구어냈다.
특히 시멘트-레미콘-모래-골재로 이어지는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 단시간에 업계 1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유 회장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철인(鐵人)경영자로 통한다. 철인3종 경기 또는 트라이애슬론이라 불리는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쉬지않고 달려야 하는 경기다. 유 회장은 현재 대한트라이애슬론 연맹 회장은 물론 아시아트라이애슬론 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단순히 명예직으로 맡고 있는 게 아니라, 사회체육인 트라이애슬론의 대중화를 위해 자신이 직접 경기에 참가를 하는 스포츠맨으로 2004년 속초에서 열린 설악 국제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2시간 58분의 기록으로 2000년에 세운 3시간 13분 20초의 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스포츠 정신이 몸에 배인 유 회장은 그만큼 일단 결정을 하면 강한 업무 추진력으로 밀어 부치는 스타일이다.
최근 2년간의 움직임이 가장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유진그룹이 스포츠맨 유 회장의 강한 추진력을 원동력으로 재도약의 시동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