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대해 대량보유 지분공시 의무(5%룰)를 위반한 것으로 결론짓고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는 전일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전 삼성물산 주식을 사실상 불법 파킹거래를 통해 취득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엘리엇이 파생금융 상품의 일종인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를 활용해 삼성물산 지분을 늘린 것을 불법 파킹 거래로 봤다.
국내에서 편법 총수익스와프 활용이 적발돼 제재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관한 안건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당국은 검찰 고발과 통보 안을 놓고 고심하다가 검찰 통보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지난해 6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엘리엇은 6월 2일까지 지분이 4.95%에 불과했지만 3일 하루에만 보유 지분을 2.17% 늘렸다.
금융당국은 엘리엇이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한 지분까지 더하면 6월4일이 아닌 5월 말께 이미 대량 보유 공시를 했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