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로 새출발 노리는 미러링어카운트, 관건은 ‘비대면 허용’

입력 2016-0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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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2011년 야심 차게 내놓은 미러링어카운트가 ‘증권플러스 for Kakao’로 유명한 두나무와 손잡았다. 기대에 못 미친 과거 성적을 털고 국민 자산관리 서비스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지만 일임업 비대면 허용 여부가 과제로 남아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자회사인 두나무투자일임은 500만원으로 진입 문턱을 낮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MAP(맵)’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상반기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맵은 기존 1억~3억원 이상부터 접근 가능하던 투자자문사 서비스 문턱을 과감히 낮췄다. 투자자들은 증권플러스 앱에서 투자자문사들이 제시한 투자전략과 운용성과를 비교해 고른 후 500만원부터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맵은 삼성증권이 2011년 출시한 미러링어카운트(미러 트레이딩) 시스템을 독점 사용한다. 미러 트레이딩 기법은 수익률이 높은 투자가 또는 자문사의 매매내역을 그대로 베껴 자동으로 종목을 사고판다. 베끼기 자체는 어느 업체나 할 수 있지만 주문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한 점에서 삼성증권은 2000년에 ‘리더 투자자에 연동한 자동주문 기능을 갖는 온라인 증권거래 시스템’으로 특허를 냈다.

그러나 미러링어카운트는 2011년 출시 이후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프라이빗뱅커(PB)들의 수익이 적어 판매 유인이 다소 부족했고 성과도 액티브펀드와 비교해 뛰어나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를 통해 접근채널을 모바일로 넓히고 투자장벽도 낮춰 다시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임업 비대면 허용 여부가 서비스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남아있다. 현행법에서는 투자일임계약이 일대일 맞춤형 계약이라는 속성을 고려해 오프라인 대면 계약을 통한 투자일임만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자문업에 대해서는 비대면 거래를 허용했다.

맵이 원래 개발 목적대로 기능 하려면 일임업 비대면 허용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오프라인상에서 최소 한 번 이상 만나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중소서민에게 쉽고 빠른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와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500만원까지 금액을 낮춘다고 해도 자산이 적은 일반 개인들에게는 큰돈일 텐데 한차례의 대면도 없이 일임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신뢰성을 확보할 만큼 개인인증과 정보수집 기술이 일반화·상용화 됐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나무투자일임의 법률자문을 맡은 조정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온라인 투자일임계약을 위해 필요한 계약 서류 등은 전자문서를 활용하면 되고 투자자 정보 역시 온라인에서 정교한 질문 항목을 설정해 수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시도가 결국 일반적인 펀드나 랩상품과 크게 차별화될 수 있는지도 지켜볼 사안이다. 두나무가 1만명 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500만원짜리 가입자가 1만명까지 도달했을 때 일임계약의 일대일 매칭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소투자금을 낮춰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한 증권사 일임형 랩의 경우 사실상 펀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며 “맵 역시 이 같은 지적을 피하려면 시스템적으로 일임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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