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수출 부진 지속…글로벌 3중고에 장기화 전망

입력 2016-02-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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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급락·단가하락·경기부진…산업부 “수출회복 여건 녹록지 않아”

우리나라 새해 첫 달 수출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락했다. 유가 급락과 주력품목 단가하락,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의 경기부진이 겹친 결과다.

이 같은 원인은 당분간 지속돼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8.5% 급감한 367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 2009년 8월 -20.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연간 수출 감소율은 전년 대비 –7.9%였고, 가장 감소폭이 컸던 10월은 –16.0%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물량은 5.3% 줄고, 단가는 14.0% 떨어졌다.

주력품목 수출부진으로 물량이 감소했고, 유가급락 및 공급과잉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반도체․평판 디스플레이(DP) 등 주력품목 수출단가가 하락했다.

유가급락 영향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 16억 달러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 동월 대비 석유제품은 10억 달러(-35.6%), 석유화학은 6억 달러(18.8%) 각각 줄었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지난해 1월 45.8달러에서 올해 1월 26.9달러로 41.3% 급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감율(%)은 △무선통신기기 –7.3 △차부품 –13.6 △반도체 –13.7 △섬유 –14.7 △일반기계 –15.2 △석유화학 –18.8 △철강 –19.9 △자동차 –21.5 △컴퓨터 -27.6 △가전 –29.2 △평판DP -30.8 △선박 –32.3 △석유제품 –35.6 순으로 악화됐다.

무선통신기기는 중저가폰 위주 시장 재편, 3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대기수요 등 원인으로 감소했다. 자동차․일반기계는 신흥시장 수요 감소, 철강․반도체․평판DP는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철강 톤당 단가는 지난해 1월 979달러에서 올해 1월 727달러로 25.8% 떨어졌다. 이 기간 PC용 D램(4Gb)은 3.59달러에서 1.89달러(-47.4%)로, 액정표시장치(LCD 32인치)는 95달러에서 55(-42.1%)달러로 급감했다.

선박․해양플랜트의 경우 상선 위주의 수출(해양플랜트 없음)로 14억 달러 감소했다. 선박은 2년 전 수주분이 반영된 것이다.

이 실장은 “주력품목의 경쟁력이 약화된 게 아닌지 모니터링 중”이라며 “아직 연초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상황을 더 지켜보야 한다. 현재 기회요인과 애로해소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와 및 차부품은 신흥국 수요 감소가 영향을 줬다”며 “차종 자체도 예전보다 중소형화 되면서 여기에 따른 단가하락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품목의 수출증감률(%)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7% △화장품 2.1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 –22.1로 나타났다.

OLED, 화장품은 수출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지난해 1월 56.8% 증가한 SSD의 경우 기저효과와 이달 신제품 출시 대기수요로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증감율(%)을 보면 △유럽연합(EU) 7.3 △베트남 ー8.0 △미국 ー9.2 △일본 –18.2 △아세안 –19.7 △중국 –21.5 △독립국가연합(CIS) –22.0 △중동 –31.1 △중남미 –35.8 등으로 집계됐다.

주력시장 수출이 대부분 감소했는데 특히 대(對) 중국은 시장 성장둔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반도체․평판DP 등 수출이 급감했다.

이 실장은 “대중 수출의 50%가 반도체, 평판DP, 석유화학이다. LCD 중심의 가격하락과 석유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하락, 중국의 IT(정보기술) 정체 및 자급률 제고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21.5%라는 숫자는 경기의 영향이다.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작년 후반부와 연말연초 이후 대외적 여건은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유가가 작년 평균과 금년 평균이 엇비슷할 거로 봤는데 유가수준이 1월에 26.9달러까지 내려갔다. 신흥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성장이 많이 빠지고, 중국도 예상보다 내려가 전망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대 미국은 철강․반도체 수출 부진, 대 중동은 중동 저유가 심화로 경기부진 등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대 EU 수출은 선박․석유화학 등 호조로 인해 증가세로 전환됐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월 1088.86원에서 올해 1월 1201.67원으로 10.4% 오르며, 원화표시 수출은 10.1% 감소했다.

이 실장은 “1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1.0일, -19억 달러), 선박수출 감소(44억 달러→30억 달러) 등의 일시적 요인과 유가 급락, 주력품목 단가하락,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근 들어 가장 큰 감소율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 심화, 저유가 장기화 가능성 등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어 수출 회복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0.1% 급감한 314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1월 1~20일 기준 △원자재 –26.6% △자본재 –10.0% △소비재 –3.8% 등 수입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 실장은 “작년 10월 이후 4개월 동안 수입 감소는 원자재 중심으로 이뤄졌다. 관건은 저유가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석유생산 확대가 지금도 공급과잉 상태인 시장 수급에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의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전문기관마다 전망에 차이가 있다”며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고 지정학적 요인도 있어 현재 불투명하지만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란 게 공통적인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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