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기업 로펌을 찾아] 지평, 해외 법률서비스 독보적… “세계지도에 30개 점 찍겠다”

입력 2016-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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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설립때부터 시장개방 겨냥… 현재 중국·러시아 등 9개국 진출

(왼쪽부터 정원, 김지홍, 양영태, 정철 변호사.)

“지도에 30개의 점을 찍고 싶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 한쪽 벽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5일 만난 양영태(53ㆍ사법연수원 24기) 대표변호사는 “지평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평은 젊은 로펌이다. 2000년에 생긴 후발 주자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최근 경제재재가 풀린 이란까지 총 9개의 해외사무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지평이 해외업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젊음을 원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립 초기 전관 변호사 없이 패기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온 지평은 이제 국내 주요 로펌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이날 양 대표변호사와 함께 지평을 이끌고 있는 ‘젊은 피’ 김지홍(44ㆍ27기)ㆍ정원(41ㆍ30기)·정철(41·31기)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란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지평은 최근 경제제재 해제로 시장이 열린 이란에서 독자적으로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로펌이다.

“이란은 큰 시장이에요. 1970년대 무역 일을 많이 했던 나라죠.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해야 하는 곳입니다.” 양 대표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우리 기업을 향해 “법령 자체도 낡아 새로 바뀌어야 하지만, 실무 관행과의 괴리도 크다”며 “플랜트와 인프라, 파이낸스 쪽에 초점을 맞춰 진출하면서도 합작을 통해 현지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평은 이미 우리와 법제가 상이한 미얀마 진출에 성공한 노하우가 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 (M&A) 전문가인 정철 변호사는 “현지에 들어가서 밀착해 자문을 해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공개적 규정보다는 재량이나 내부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외부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죠. 직접 실무기관을 접촉하고, 서류를 내면서 몸으로 부딪치고 파악하는 수밖에 없어요.” 미얀마 팀은 1년에 100여건의 실무를 처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인도에서도 요청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LG상사의 미얀마 시멘트 플랜트 합작투자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외 사업을 많이 한 덕분에 지평은 국제분쟁 분야에도 강하다. 국제 소송ㆍ중재 전문가인 김지홍 변호사는 “국제분쟁에서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평은 국제 중재를 직접 변론할 수 있는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분쟁이 생기면 보통 외국 변호사가 사건을 주도하는데, 지평은 우리나라 법과 외국법을 동시에 이해하고 있는 변호사가 직접 의뢰인과 소통한다”고도 덧붙였다.

건설ㆍ부동산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평은 지난해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국내 최고의 부동산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정원 변호사는 “지평 창립 초기부터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자문을 수행해 왔는데, 오랜 기간 팀워크를 유지해 온 결과 협력이 잘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수임해서 판례를 바꾼 사례들도 꽤 있어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더 신뢰를 주게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한 시공사를 대리해 46억여원의 대여금 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이 사건도 기존 선례와는 다른 법리를 인정받은 사례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법조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지평은 활동범위를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반에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우리 스스로를 글로벌화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젊고 도전적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했죠. 지금까지 ‘고객이 가면 우리도 간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양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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