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한파, 유통가도 찬바람… 공장가동ㆍ조업 중단도 잇따라

입력 2016-01-2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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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8도의 기록적인 추위에 온 나라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유통업계가 준비한 대규모 할인 행사와 명품 대전 등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주말 명품 할인 행사를 준비했던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면서 모피나 코트 등 겨울철 의류 매출이 급증하는 등 뒤늦은 추위가 여간 반가운게 아니었는데, 최근 전국에 한파특보가 발효되면서 맹추위가 기승을 떨자 아예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이제는 한파가 야속하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신년 정기세일에 이어 해외 명품 의류 등을 앞세워 세일 2라운드에 돌입했는데, 점포에 냉기만 파고들어 한산하기 그지 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토요일 오후에 장보러 오는 가족들이 많아 항상 붐볐던 대형마트의 분위기도 다를바 없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기장판과 히터 등의 동계용품 판매가 최근 급증해 진열 물량을 대폭 늘렸는데, 너무 추워지자 오히려 아예 외출을 자제하면서 비교적 한산해 매출은 전주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년 중 최대 대목인 설 명절을 앞 둔 전통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는 그나마 집에만 있기 답답한 소비자들이 찾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은 상인을 제외하고는 손님 한명을 구경하기 힘들다. 팔달문 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절반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채소와 과일이 얼어붙은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채소와 과일 등에 비닐을 씌우고 히터를 틀었는데도 3분의 1은 얼어 폐기해야한다”며 “작년 이맘 때에는 명절을 앞두고 시장 분위기가 살아났는데, 대목 장사를 망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온라인 마켓에서는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티몬, 11번가,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의 경우 과일ㆍ야채ㆍ고기 등 신선식품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고, 유통업체의 온라인 몰에서도 간편식, 방한용품, 소형 가전 등의 구입이 대폭 늘었다.

매서운 한파로 공장 가동과 조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빗발쳐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폭설에 이어 한파로 문을 열지 못하는 공장이 잇따랐고, 해안도시의 경우 배들이 조업을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원 울진군의 한 관계자는 “조업 중단이 장기화되면 대게 가격이 올라 동해안 관광시장이 위축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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