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논란이 별 일 아니라고!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6-01-1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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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출처=JYP공식유튜브 쯔위 동영상 캡처
일부 전문가와 상당수 한국 네티즌, 팬들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쯔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며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국내외에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에 대한 중국 네티즌과 방송 등의 대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소속사 JYP의 두 차례에 걸친 해명, 그리고 JYP의 수장 박진영의 공식입장 표명, 쯔위의 사과 동영상 공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오히려 더 증폭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 뿐만 아니라 중국 언론까지 나서 비판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반면 대만 언론과 팬들은 쯔위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등 상황은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트와이스의 쯔위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기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대만인이라는 알리기 위해 태극기와 대만기(靑天白日旗)를 함께 흔들었다.이것이 논란과 사안의 촉발제 였다.

출연 직후 대만 현지 매체 중천신문 등은 쯔위의 방송을 보도하며 쯔위를 “대만의 빛”이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중국 네티즌은 “대만국기를 흔드는 것은 반역행위다”며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여기에 대만독립 반대론자인 대만출신 가수 가수 황안(黃安)이 자신의 웨이보에 쯔위의 대만국기 흔드는 장면을 캡처해 올린 뒤 “이 장면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현지 매체에 보도되며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만인 쯔위와 일본인 멤버가 있는 그룹 트와이스가 중국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 한다”는 글을 게재하며 중국 네티즌과 언론의 비난이 폭발했다. 여기에 맞대응해 대만 팬들은 쯔위의 지지 발언을 쏟아내는 등 쯔위의 문제는 한중일 문제로 확대됐다.

이런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몰랐던 JYP와 쯔위는 활동을 이어나가다 중국 업체의 광고계약 취소 등 문제가 본격화하자 뒤늦게 두 차례에 걸친 사과 공식입장 표명과 박진영의 사과해명, 쯔위의 사과동영상 공개까지 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우리의 일부 전문가와 기자, 네티즌, 팬들은 쯔위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중국 반응과 기업 등의 대처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사태의 본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쯔위의 대만국기를 흔드는 행위는 조국을 알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과 대만에선 국가의 주권, 정체성과 지향점과 밀접하게 관련된 매우 정치적 사안이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중국에서는 청천백일기는 대만 독립의 의미와 의지를 가진 상징으로 간주하는 반면 대만에선 당당한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한다.

다른 차원이지만 일본 욱일기에 대한 한일 양국 국민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에선 자위대 깃발로 사용하는 욱일기는 우리에게는 수많은 고통을 안겼던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 연예인에 대해 맹비난을 하고 욱일기 문양의 옷을 입은 국내 연예인들에 대해 비판의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의 쯔위의 언행은 중국인과 대만인 양쪽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중국 포털 등에선 쯔위와 JYP가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고 있고 쯔위 동영상은 삭제되고 있고 일부 기업에선 광고모델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반면 대만에선 쯔위의 팬클럽이 결성되고 쯔위를 지지하는 정치권의 의견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일인지 본사 스텝들도, 어린 쯔위도, 심지어 저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 회사와 회사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진영이 15일 밝힌 공식입장이다.

여기에 쯔위 사태 문제 해결 나아가 앞으로 한류를 지속적으로 펼쳐가기 위해 연예인, 기획사, 대중이 인식해야할 대책이 담겨 있다. 특히 외국인 멤버의 아이돌그룹이 급증하고 많은 국가에서 한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획사들은 쯔위 논란을 계기로 활동하거나 진출하는 국가의 역사, 문화, 정치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멤버들의 언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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