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로엔 인수가 두고 증권가 ‘설왕설래’

입력 2016-01-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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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1조8700억원에 인수…고평가 논란도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가운데 1조870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두고 증권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로엔 지분 76.4%(1932만2346주)를 1조870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는 로엔의 최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의 보유지분 61.4%(1552만8590주)와 SK플래닛 보유지분 15%(379만3756주) 등 76.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는 1조1200억원의 현금과 7500억원의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로엔 지분을 인수한다. 우선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은 7500억원 규모의 로엔 주식 777만7221주를 현물출자 하고 카카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신주 781만3339주를 발행한다. 신주 취득으로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이 카카오 지분 각각 8.3%(555만5972)와 2%(135만7367주)를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주당 9만7000원, 총 1조870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격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로엔 인수 가격은 지난 8일 시가총액에 23.4%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부여된 것이다.

권윤규 동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로엔을 2016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40.4배의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라며 “같은기간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PER이 각각 25.1배, 20.8배라는 점에서 꾸준한 이익창출 능력, 플랫폼 업체 프리미엄, 하반기 음원 가격 인상 등을 감안해도 고평가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외부차입 등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우려도 제기된다. 1월 현재 기준 카카오의 보유현금은 7500억원 가량이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보유현금과 현물출자 유상증자, 인수금융, 투자유치 등 다양한 형태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현재 보유현금을 로엔 인수에 모두 투입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차입 진행에 따른 재무건전성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도 “로엔 인수에 따른 이익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인수대금 조달을 위한 차입 또는 투자유치가 불가피하다”며 “재무적투자자(FI) 유치를 위해선 높은 가격대의 인수가가 정당화돼야 하고 차입시엔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로엔은 온라인 음원서비스 시장점유율 60%의 지배적 사업자이고 추후 경쟁력 훼손 가능성도 작다”며 “시가총액 대비 23.4% 수준의 프리미엄은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로엔 지분가치 평가는 기준시가 방법을 인용했다”며 “양수 금액 9만7000원은 최근 상장법인의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카카오와 로엔은 각각 전날보다 1.48%, 0.24% 오른 11만6400원, 0.24%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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