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전현직 직원 기술유출 '적발'

입력 2007-05-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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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피해액 22조원...국내 최대 규모"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전ㆍ현직 직원이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유출시킨 국내 최대 규모의 사건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정)는 10일 현대기아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을 중국의 C자동차에 팔아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등)로 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을 적발, 이 가운데 기아차 현직 직원 이모(40)씨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 전 화성공장장 김모(62)와 협력업체 차장 박모(37)씨 등 4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국내 자동차 생산기술이 중국으로 불법 이전된 사례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쏘렌토 승용차와 신차의 차체조립 기술 등 57개 영업비밀 자료를 이메일을 통해 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자동차 기술 컨설팅업체인 A사에 넘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이들 중 차체조립 관련 기술 9건을 기초로 중국 C사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품질을 직접 점검, 수정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이전해 주고 2억3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기아차 및 협력사에서 5∼20년간 과장 등으로 근무했던 최모(53.구속)씨 등 기아차 전직 직원 5명은 2005년 자동차 기술 컨설팅 회사인 A사를 차린 뒤 평소 친분이 있는 기아차 현직 직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접근, 차체 생산에 관한 기술과 경영자료들을 전달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C사 외에도 역시 중국내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인 J사에도 불법으로 기술이전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실제 C사로 넘어간 기술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정확하게 산출할 수 없으나 수조원에 이르고 이번 기술유출로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 생산기술 격차가 2010년 기준 3년에서 1.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C사로 이미 넘어간 기술과 이 회사 및 J사로 넘어갈 계획이었던 기술자료가 예정대로 모두 유출됐을 경우, 2010년까지 3년간의 예상 손실액은 중국 시장을 기준으로 4조7천억원, 세계시장을 기준으로 22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자동차업체의 경우 내부 직원간의 생산기술 등에 대한 정보공유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첨단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단속과 보안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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