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1월 감성 멜로로 돌아왔다. 7일 개봉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정우성과 김하늘은 이번 작품으로 첫 멜로 호흡을 맞춘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진 정우성은 ‘멜로 깡패’라는 항간의 평에 대해 “정우성이란 배우의 이미지가 멜로에 잘 부합된다는 말이라 기분 좋다. 배우는 모두 멜로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런 로망을 가진 한 배우로서 잘 어울린다는 말은 기쁜 일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우성은 멜로에 적합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상대역 김하늘 역시 ‘로코퀸’으로 불리며 사랑 받고 있다. 정우성과 김하늘의 첫 멜로 호흡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에 정우성은 “이 영화는 진영의 영화다. 사랑해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기는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무게와 책임의식을 그린다”며 “김하늘은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기 때문에 표현의 폭이 굉장히 넓다. 리액션이 정형화돼 있지 않다. 진영은 사실 무거운 아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데 수위를 조절하면서 가볍게 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선배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영화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작업은 진지하면서도 즐겁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장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드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시답잖은 농담도 많이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정우성은 “이제는 선배의 위치에 있다. 기성세대로서 후배들의 불만에 직면한다면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하고 힘써야 하는 것이 우리 경력자의 몫이다. 영화판에서 받은 혜택이 크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있어서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나를 잊지 말아요’에 대해 “사랑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다. 우리는 편의에 의해 기억을 편집한다. 사랑이란 감정이 특히 그렇다. 똑같은 시간을 보내도 누군가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누군가는 지워야할 기억으로 외면하려 한다. 극 중 석원이와 진영이처럼 아픔을 직시했을 때 보듬을 수 있다. 기억을 바르게 가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구나 다 사랑에 대해 배운다. 서툴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 사랑은 보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진영이란 캐릭터를 통해서 많이 얘기하고자 했다. 상처를 바라보고 대처하는 두 남녀이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깊다. 관객들이 편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멜로킹'으로 불린 정우성이지만 '감시자들', '신의 한 수'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액션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이에 그는 올해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아수라’로 진한 범죄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우성은 연기 변신에 대한 책임을 직시하며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는 늘 하고 싶은 장르다. 멜로는 남녀의 미묘한 감정으로만 2시간의 즐거움을 줘야 한다. 대단히 어려운 장르다. 거기에 코믹까지 섞는 건 더 어렵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가 영화 장르 중 난이도 상급에 속한다. 그 어려운 장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