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석 달 반만에 1190원대에 진입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대비 9.9원 급등한 119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을 넘어선 것은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9월 25일 1194.7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 북한 핵실험 이슈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원화 약세가 환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1190.5원으로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중에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는 소식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145위안 높은 달러당 6.5314위안으로 고시했다.
이후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이어지자 환율은 상승폭을 추가로 확대했다. 그러나 1197원선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은 이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195~1196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환율 급등을 제한하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달러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돼 환율을 큰 폭으로 낮추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 사태 이슈 영향력은 길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북한보다 중국 위안화 이슈가 환율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 주 환율 범위를 1180~1205원으로 예상했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 역시 북한 보다 중국 위안화 재료에 주목했다. 정 팀장은 "위안화 급락에 따른 시장 반응이 컸다"면서 "지금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이 이번 주에 1209원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