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수입 품목 사실상 ‘빅3’ 진입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입액이 1987년 국내 시장이 개방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2월 20일까지 승용차 수입액 누계는 94억9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승용차를 제외한 화물차, 특장차, 기타자동차의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수입액이 7억4940만 달러였다. 작년 자동차 수입액은 12월 말까지 포함하지 않더라도 이미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작년 승용차 수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물차, 특장차, 기타 자동차 등의 수입액은 지난해 11월까지 7억4940만 달러로 전년 같은기간 보다 18.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승용차 수입액은 21.8% 증가한 87억6467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 품목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원유ㆍ천연가스ㆍ석유제품 등 대규모 수입이 불가피한 에너지 자원과 원유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제품을 제외하면 자동차는 반도체·무선통신기기와 함께 사실상 ‘3대 수입 품목’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수입액은 2013년에는 63억 달러, 2014년에는 91억 달러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기존 수입차 이외에도 르노삼성의 QM3, 한국GM의 임팔라와 카마로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차량 판매가 증가한 것도 사상 첫 자동차 수입액 100억달러 시대를 연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1만9534대로 전년 동기보다 22.5% 늘었다. 이는 3000만원 이하 저가 차량과 1억원 초과 고가 차량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르노삼성이 OEM으로 수입해 들여온 QM3는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만1542대에 달했다. 한국GM이 미국에서 OEM 수입하는 임팔라 역시 지난해 중반부터 판매되었음에도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4214대에 달한다.
QM3와 임팔라 등은 사실상 수입차임에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원사인 르노삼성과 한국GM이 판매한다는 이유로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하는 수입차 판매 통계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들 차량을 수입차로 분류할 경우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수입차 마케팅 강화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OEM 수출까지 가세하면서 자동차 수입액 증가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차협회는 OEM 차량을 제외한 수입차의 올해 국내 판매량이 작년보다 8.5% 증가한 25만50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