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로 가자] ‘어음장사’ 골드만삭스, IPO로 자금 조달ㆍM&A로 몸집키워

입력 2016-01-05 11:0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세계적 투자은행 성공 비결

자기자본 91조원. 2014년 순이익 84억8000만 달러(한화 약 10조3700억원).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달 KDB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글로벌 IB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한다면 향후 합병 법인은 자기자본 8조원대의 메가 증권사로 거듭난다. 그러나 글로벌 기준에선 여전히 ‘스몰 플레이어’일 뿐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그들은 어떻게 글로벌 투자은행이 됐을까.

골드만삭스의 역사는 18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드만삭스의 창업자는 독일계 유대인인 마커스 골드만(Marcus Goldman)이다. 1848년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1869년 뉴욕 맨해튼에서 ‘마커스 골드만’(Marcus Goldman & Co)이란 작은 간판을 걸고 유대인을 상대로 어음 장사를 했다. 사위인 새뮤얼 삭스(Sam Sachs)가 파트너로 참여하며 회사명을 현재의 골드만삭스로 변경했다.

골드만삭스는 설립 70여년이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도 전 직원이 300명 미만의 소형 회사였다. 수익 모델도 주식과 채권거래 등이 주였다. 이런 골드만삭스의 변신을 주도한 사람이 존 화이트헤드 전 회장이었다. 그는 1984년 퇴직할 때까지 37년간 근무하며 기업 인수ㆍ합병(M&A) 중개 및 기업공개(IPO) 주관이라는 지금의 골드만삭스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

골드만삭스는 130여년이 넘는 역사에도 1999년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까지는 베일에 싸인 그룹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설립 후 130년이 지난 1999년에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100년이 넘는 기간에 소수의 파트너들이 집단 지도체제 형식으로 회사를 이끄는 파트너십 구조를 통해 성장했다. 이런 과정에서 팀워크와 합의를 중시하는 독특한 조직문화가 생겼다.

골드만삭스는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IPO를 단행했고 새로운 기업으로 변모해 나갔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인수ㆍ합병(M&A)을 관할하는 투자은행과 증권 업무 중심이었던 골드만삭스는 지속적인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트레이딩 및 직접투자 분야를 크게 확대해 나갔다. 특히 채권(Fixed Income), 통화(Currency), 상품(Commodities)을 뜻하는 FICC 시장에 골드만삭스는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현재 골드만삭스가 다루는 수많은 파생상품은 종류도 매우 많고 복잡해 그 정의를 일일이 내리기 어려울 정도다.

영국의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어떠한 기준으로 보더라도 골드만삭스는 무시무시한 회사”라며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구조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014년 기준 직원 3만3000여명, 자산 1조270억 달러(한화 약 1129조7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세계적인 IB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다. 모건스탠리의 자기자본은 79조원이다. 20세기 이후 미국 금융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건 가문의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다. 모건스탠리가 처음 세워진 것은 1935년이다. 원래 모건스탠리는 모건 가문 금융기업의 뿌리인 JP모건에서 투자은행 역할을 맡고 있던 한 부문이었다. 1933년 예금을 받는 여·수신 은행과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투자은행을 겸업하는 것이 금지됐다. 모건스탠리는 1935년 JP모건으로부터 독립해 전문 투자은행으로 새로 출범했다. 모기업인 JP모건은 여·수신 전문은행으로 남았다.

모건스탠리는 1970년대 초 인수·합병(M&A)과 LBO(leveraged buy out·차입인수) 부문에 대한 전략적인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며 1980년대 후반 대규모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모건스탠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에도 성공했다. 1997년 모건스탠리는 소매금융의 강자였던 딘위터디스커버(Dean Witter Discover)와 합병했다. 두 회사의 합병을 두고 미국 언론은 ‘두 거인의 결합’, ‘두뇌(모건 스탠리)와 근육(딘 위터)의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새 합병 기업의 이름은 모건스탠리딘위터였다. 2001년 모건스탠리딘위터는 회사 이름에서 딘위터를 빼고 다시 원래의 모건스탠리로 돌아왔다.

세계적인 IB로 메릴린치(Merrill Lynch)도 빼놓을 수 없다. 메릴린치앤드컴퍼니(Merrill Lynch & Co., Inc.)는 2008년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인수돼 더는 독립회사로 존재하지 않는다.

메릴린치앤드컴퍼니는 1914년 찰스 E. 메릴(Charles E Merrill)이 뉴욕 월스트리트에 설립한 투자회사 찰스E. 메릴앤드컴퍼니(Charles E. Merill & Co)에서 출발했다. 몇 달 뒤 그의 친구인 에드먼드 C. 린치(Edmund C. Lynch)가 여기에 합류했다. 1915년 ‘Merill, Lynch & Company’로 이름을 바꾸었고, 1952년 사명 가운데 쉼표를 빼고 ‘Merrill Lynch & Co.’로 법인등록을 했다. 이후 투자관리,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업무를 하는 거대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메릴린치는 기관투자가나 기업고객만을 상대하는 다른 투자은행들에 비해 다양한 고객층을 상대하며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큰 손실을 봐 미국의 초대형 금융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매각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