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가 공개매수로 한국 롯데제과 지분 7.8%를 사들이면서 이 회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달 9일부터 28일까지 롯데제과 지분 7.8%(11만1231주)를 취득했다.
롯데가 취득한 롯데제과의 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230만원으로 총 지분 매입가격은 2558억원이다. 롯데는 앞서 지난 4일에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롯데제과 지분 2.1%(2만9365주)를 사들였다.
이번 공개 매수로 확보한 지분까지 더하면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9.9%다. 롯데가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롯데제과의 2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롯데는 ‘한ㆍ일 제과사업 시너지 강화’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 같은 표면상 이유보다는 신 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것이다.
현재 롯데 오너가(家)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8.78%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3.96% 등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을 더하면 신 회장보다 더 많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롯데제과의 지배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일본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추가 매입을 계기로 신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한·일 원 롯데(One Lotte)’ 구상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 경영의 독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신 회장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두 나라에서의 롯데그룹 경영이 통합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 설립한 롯데는 메이지, 모리나가와 함께 일본 3대 과자 기업이다.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기준으로 매출 1266억엔(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본 롯데와 롯데제과를 합하면 세계 제과시장의 7~8위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