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영향품목 수출 감소분의 64%... '신규유망' 화장품 OLED SSD 등은 20~50%대 큰 폭 성장
지난 2011년 이후 4년 연속 계속되던 ‘무역 1조 달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저유가에 세계 경기둔화,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2012년 이후 3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5년만에 교역 1조 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액이 5272억 달러로 2014년보다 7.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전체 수입 규모는 4368억 달러로 1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을 합한 전체 무역규모는 9640억 달러로 지난해 1조982억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전체 무역 금액 1조 달러 달성이 무산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1조796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욱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90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 부진은 유가하락이 주효했다. 유가영향품목에서만 289억달러가 줄어 총 수출 감소분(455억 달러)의 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둔화로 세계교역이 축소되는 등 경기적 요인과 함께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에 따른 중국 중간재 수입 비중 하락, 해외생산확대 등 구조적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유가 등 원자재 단가하락에 따라 수출금액은 줄었지만 수출 물량은 2.0% 늘어 전년(3.5%)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10월 기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집계하는 세계 수출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랐다.
품목별로는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각각 36.6%와 21.4% 크게 줄었다. 철강(-15.0%), 평판디스플레이(-8.1%), 자동차(-6.4%), 일반기계(-3.2%) 등도 공급과잉,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화장품(53.5%), OLED(25.0%), SSD(26.6%) 등 신규 유망품목의 수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무선통신기기(10.0%), 반도체(0.5%)도 휴대폰 부품, 시스템반도체 호조로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자본재, 소비재 수입은 증가했으나 유가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자재의 경우 석유제품(-48.8%), 원유(-41.8%), 가스(-41.0%), 철강제품(-24.9%)·석탄(-17.8%) 등 주요 품목의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자본재의 경우 메모리반도체(34.7%), 프로세스와컨트롤러(15.7%), 기타무선통신기기부품(18.1%), 비행기(34.2%) 등이 증가했다. 소비재는 자동차·휴대폰(82.5%) 등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플라스틱제품(-7.4%)·과일류(-20.9%)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426억 달러로 2014년 같은 달보다 13.8% 감소했고 수입액도 355억 달러로 19.2% 줄었다.
수출ㆍ수입액은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72억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4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