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현장] KPGAㆍKLPGA, 두 신년카드를 보면서

입력 2016-01-01 08:24수정 2016-01-0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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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책상 위에 놓인 두 장의 신년카드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 KPGA 코리안 투어엔 스타가 없다. 아니 스타마케팅이 없다.

두 장의 신년카드를 받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로부터다. 두꺼운 종이를 접어 얇은 속지를 붙인 신년카드엔 한 해 동안의 성원에 감사하며 새해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신년카드 한 장에도 두 협회의 차이점이 분명하게 노출된다.

KPGA는 하얀 바탕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가벼운 이미지를 더했다. 반면 KLPGA는 홍보모델 10명(고진영ㆍ김민선ㆍ김자영ㆍ김혜윤ㆍ안신애ㆍ양수진ㆍ윤채영ㆍ전인지ㆍ허윤경ㆍ홍란)을 신년카드 배경 이미지로 활용했다. 형형색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홍보모델 10인은 KLPGA 신년카드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해 KPGA 코리안 투어는 12개 대회에서 12명의 챔피언이 배출됐다. 단 한 명의 다승자도 탄생하지 않았다. 상금 규모는 약 84억원으로 29개 대회(KEBㆍ외환 챔피언십 제외)에서 180억원의 상금을 걸고 치러진 KLPGA 투어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스타 부재가 문제다.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 박성현(23ㆍ넵스), 이정민(24ㆍ비씨카드), 고진영(21ㆍ넵스) 등 매년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해내고 있는 KLPGA 투어와 달리 이렇다 할 스타 선수가 없는 KPGA 코리안 투어는 KLPGA 투어 흥행이 부러울 뿐이다.

대상과 상금왕ㆍ최저타상 등 각종 타이틀 주인공이 가려진 시즌 최종전 카이도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 대회장(현대더링스)에서도 대회ㆍ선수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 갤러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스타 부재는 투어의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고, 투어 인기 하락은 기업 스폰서 난을 초래했다. 결국 남자 선수들이 한 해 동안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최대 12개 대회에 불과했다. 출전 대회 감소는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로 나타났고, 경기력 저하는 골프팬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고 실력있는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해외 투어 진출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렇다면 KPGA 코리안 투어엔 진정 스타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는 않다. KPGA 코리안 투어에는 아직도 스타성을 가진 선수들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스타성을 지닌 선수들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가 문제다. 선수 개개인이 스스로를 포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협회 차원의 적극적 스타마케팅이 필요한 때다. 장타가 특기인 선수, 매너가 좋은 선수, 쇼트게임이 탁월한 선수, 남몰래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 등 나름의 의미부여를 통해 골프팬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전하는 일은 협회의 몫이다.

지난 1년간 KLPGA 투어 홍보모델로 활동한 10명의 선수들은 협회의 적극적인 스타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인기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KLPGA 투어 대회장에는 이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보기 위해 늘 구름 같은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장타왕 박성현의 드라이브샷이 아무리 강력해도 남자 선수들만 못하다. 전인지의 경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남자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경기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고 보면 남자 선수들은 근본적으로 여자 선수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타고난 건 틀림없다.

스타 없는 대회장엔 갤러리가 모이지 않는다. 양휘부 KPGA 회장 당선인은 올해 18개 대회까지 늘려 선수들의 투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갤러리 없는 대회에 흥행을 기대할 수는 없다. 후원 기업의 지속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스타 발굴이 먼저다. 스타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적극적 스타마케팅만이 위기에 몰린 KPGA 코리안 투어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올 한 해 KPGA 코리안 투어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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