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는?… ‘백기사 블록딜’ 방안 유력

입력 2015-12-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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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직접 매입 차선책도

삼성그룹이 통합 삼성물산의 신규순환 출자분 500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정위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었던 삼성SDI의 제일모직 지분을 순환출자 강화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그룹은 내년 3월 1일까지 정해진 지분정리 시한의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경우 삼성그룹은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블록딜(대량매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신규 순환출자 고리 무엇이 문제인가 = 공정위는 지난 9월 구(舊)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 3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그룹은 당시 합병으로 총 10개였던 순환출자 고리가 7개로 줄었다. 하지만 7개 중 3개가 순환출자가 강화돼 신규순환출자금지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삼성SDI는 통합 삼성물산 이전에 구 삼성물산 지분 7.2%, 제일모직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이후 삼성SDI는 구 삼성물산(404만 2758주: 2.1%)과 제일모직(500만주: 2.6%)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 4.7%를 갖게 됐다.

이번에 공정위가 문제를 삼은 것은 △생명보험→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생명보험 △화재보험→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생명보험→화재보험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등 3가지 순환출자 고리이다. 각각의 순환출자 고리에서 삼성SDI가 보유하던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분이 합쳐지면서 문제가 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SDI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던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더 강화된 것”이라며 “이 경우 삼성SDI가 순환출자 고리에는 없는 옛 제일모직 지분 500만주를 해소하면 문제가 된 신규순환 출자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 신규순환 출자분 500만주 매각…시장충격 최소화 = 삼성그룹은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를 매각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달 24일 통합 삼성물산 종가 14만5500원을 기준으로 7275억원 규모이다.

삼성 관계자는 “사내외 변호사들의 법률자문을 종합적으로 듣고 통합 삼성물산의 순환출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정위의 해석이 예상치 못한 것이지만,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결정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분해소까지 물리적으로 너무 촉박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합병에 의해 순환출자를 형성 또는 강화하는 계열출자에 대해서는 6개월의 처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난 9월 초에 이뤄졌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3월 1일까지 해소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관계자는 “해당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에 주가하락과 소액주주의 피해가 예상돼 고민이 된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공정위에 매각 기한 연장을 요청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공정위 측은 이와 관련해 “연기를 신청해오면 검토하겠지만 관련 법규가 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블록딜이나 백기사 등을 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합병 삼성물산 지분 8.97%를 보유한 KCC로 넘길 것이란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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