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없이 문 여는 HDC신라ㆍ한화면세점… 아이파크몰 ‘캐릭터 관광 명소화로 면세점 지원’
13일 HDC신라면세점에 따르면, 24일 용산 아이파크몰에 문을 여는 HDC신라면세점은 우선 3ㆍ6ㆍ7층만 일부 개장한다. 전체 면세점 매장 면적의 60%에 불과하다. 당초 면세점은 아이파크몰 3~7층, 2만7400㎡ 규모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번에 일부 개장하는 곳의 면세 품목도 해외 명품을 제외한 화장품ㆍ잡화ㆍ토산품 등으로, 브랜드 수는 350여개 정도다.
HDC신라면세점은 올 7월 신규 사업권을 획득한 직후 이 사장이 직접 나서 명품 브랜드와 입점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사장은 지난 9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직접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신라면세점 개장이 임박한 만큼 이 사장이 면담에서 아르노 회장에게 루이비통을 비롯한 계열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 의사를 타진하거나 요청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VMH 그룹은 루이비통뿐 아니라 디올·지방시·셀린느 등 패션·잡화 브랜드, 태그호이어ㆍ쇼메 등 시계ㆍ보석 브랜드, 겔랑ㆍ메이크업포에버 등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 등 유통 브랜드까지 거느린 세계 최대의 명품 업체다.
그러나 아직 입점을 확정 지은 명품 브랜드(화장품 제외)가 없는 상황이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입점을 마무리해 정식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국가별 매장 수를 제한하는 까닭에 추가 입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브랜드들이 요구하는 매장 인테리어 등 여러 조건들을 갖추는 데만 수 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입점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상반기 개장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오는 28일 여의도의 첫 면세점 개장을 앞둔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여의도 63빌딩내) 역시 명품 유치에 고전하고 있다. 한화면세점의 경우 호텔신라와 달리 직접 명품 브랜드와 면세 상품 소싱(조달) 협상을 해 본 경험도 없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용산 아이파크몰이 쇼핑몰 곳곳을 각종캐릭터의 공간으로 꾸며 면세점을 지원할 관광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지난 11일 오픈한 아이스링크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를 테마로 꾸몄다. 4층 이벤트파크에 문을 연 ‘짱구 아이스링크’는 만화 속 공간을 재현해 링크 주변을 짱구의 캐릭터로 채웠고, 각종 포토존과 조형물이 설치됐다.
또 이달 초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고양이 버스’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조형물을 들여왔다. 원작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엄격한 검수를 통해 제작한 고양이 버스는 만화 속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는 명물로 자리잡아 방문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서일엽 마케팅 이사는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을 콘셉트로 오픈 준비 중인 HDC신라면세점에 걸맞은 아이파크몰 자체의 쇼핑ㆍ관광 자원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