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증가율, 2년 연속 세계교역 신장률 밑돈다

입력 2015-12-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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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2년 연속 세계 교역 규모 신장률보다 밑도는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연간 수출 증가율은 물량 기준으로 0.0%에 그쳐 정체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는 올해 세계 교역 신장률은 3.2%다.

지난해에도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쳐 IMF가 집계한 세계 교역 신장률(3.3%)보다 1.0%포인트 낮았다.

이전 시점까지 통틀어 보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세계 교역 신장률을 밑돈 적은 많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세계 교역 신장률에 뒤진 것은 2001년과 2014년 등 두 번뿐이었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수출은 세계 교역 신장률을 뛰어넘어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00∼2007년에 세계 교역 신장률은 연평균 7.2%였지만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13.0%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2012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4.4%로 뚝 떨어졌고 이듬해에는 4.5%에 그쳤다. 세계 교역 신장률은 2012년 2.8%, 2013년 3.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과 세계 교역 신장률 격차가 1.6%포인트, 1.0%포인트로 준 것이다.

결국 지난해 세계 교역 신장률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을 역전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세계 교역 증가세보다 둔화된 것은 철강, 화학, 전기전자등 수출 주력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한 데다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수입대체 전략을 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진국의 수입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서는 유가 급락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지고 중국 시장도 부진해 전체적인수출 여건이 한층 나빠졌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2010년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내년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KDI는 내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을 1.8%로 점쳤다.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대외 경쟁력을 강화할 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IMF는 내년 세계 교역 신장률을 4.1%로 전망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교역 위축이 우리나라 주력 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세계 교역 성장보다 우리나라 수출이 좋지 않은 모습이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본적인 수출 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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