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증시포인트]'기다리던 조정' 그 후

입력 2007-04-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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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조정'이 왔다. 최근 국내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 매수세가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증시가 하락하면서 지수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동안 국내증시가 단기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이유는 조정이 나타날 때마다 저점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바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전날의 조정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과열에 대한 공감대가 이전보다 확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1분기 GDP성장률 등이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중국의 긴축정책 단행도 임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추가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그동안의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라는 시각이 아직 우세하다. 물론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존재한다.

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조정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근거로 외국인의 매수세를 들었다. 외국인이 전기전자업을 비롯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차익을 실현하고 있지만, 건설·운수창고· 금융업 등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부터 방어적인 내수업종에 대해 매수세를 유입시키면서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차례 열기를 식혀줄 조정이후에 미국 다우지수가 1만3000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국내증시에 반가운 재료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호전과 경제지표 호전 등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처음을 1만3000선을 넘어섰다.

한편, 좀처럼 700선 돌파가 쉽지 않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보인다.

일부 작전주에 대한 주가조작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동성만으로 상승했던 상당수 종목들의 경우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고 있다.

5월 미수동결계좌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9000억원 규모의 미수거래 잔고가 남아있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에 일시적 수급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변수다.

우리투자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미수금을 메우기 위해 투자자금이 추가로 유입되지 않을 경우 9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은 매도한 후 다시 매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통상 미수거래는 주가의 변동성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 종목의 경우 일시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26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국내 증시가 추가 조정을 경험하더라도 조정폭은 제한될 것이다. 국내증시의 상승 추세에 대한 신뢰가 외국인을 통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을 비롯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건설, 운수창고, 금융업 등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부터 방어적인 내수업종에 대해 매수세를 유입시키면서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전일 국내 증시의 하락은 그동안의 상승과대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다만, 대외 거시변수들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조정 흐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내수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전세계 증시가 연동돼 움직이고 있는 만큼 전일의 조정이 좀 더 이어질지 여부도 중국등 해외증시의 안정세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되리라 생각된다. 만약 조정이 연장된다면 일시적으로 1500선의 하회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시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조정이 기술적인 부담을 해소하는 수준 이상으로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되며, 조정은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 역시 여전히 유효하겠다.

▲부국증권 임정현

-당분간 1550선을 중심으로 팽팽한 접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주초 전망한 바 있었는데 대략 맞아들어가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코스피지수의 현 위치가 국내 주요증권사 2분기 예상지수밴드의 고점수준인 1550~1600에 맞닿아 있다. 그렇지만 이렇다할 하방압력요인이 부재한 현실을 감안하면 1550선 밑으로 지수가 크게 후퇴하는 모습 역시 고려대상일 수 없다. 다만 올저점을 깨고 급락하고 있는 현대차와 SK텔레콤, 올저점이자 직전 저점수준까지 재차 후퇴한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 시총상위종목들의 위태한 행보는 요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미래에셋증권 정상윤

-MSCI Korea 기준으로 국내 증시는 지난해 실적 기준 PER 12.24배에 재차 근접하고 있어 기술적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개인의 미수금과 신용 융자를 합친 총 개인 신용거래 잔액이 2월초 1조1000억 원에서 현재 3조원을 넘어서고 예탁금 회전율이 66%에 달해 향후 변동성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하겠다. 대안으로 환율 하락과 꾸준한 소비 지표 호전이 뒷받침되고 있는 유통, 음식료주 등 내수 업종에 대한 매수를 고려해 봄 직 하다. 부동산 규제로 인한 소비 심리의 악화 우려와는 달리 소비 지표 호전은 긍정적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식의 상승과 더불어 자산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미수로 산 주식을 정리하고 신용거래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코스닥종목 및 중소형주의 경우 일시적인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당분간 상승종목수의 확산보다 축소를 염두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일부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 최근 강세 분위기에서 동반 상승한 종목의 경우 위험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5월부터 달라지는 미수제도의 시행으로 단기성 거래는 점차 줄어들고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길게 보면 관심 종목의 질과 가격대가 높아지고, 특히 펀더멘털이 우수한 중가 옐로칩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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