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방역당국 “건국대 집단 폐렴 원인은 방선균 추정 ...환기구로 다른층으로 세균 확산 ”

입력 2015-12-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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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객담검체 염색 후 현미경 소견 결과 발견된 방선균 이미지.
55명이 감염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집단 폐렴의 원인이 실험실에서 쓰인 사료에 들어있던 세균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환자들과 해당 건물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방선균이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실험실에서 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방선균 증식이 이뤄졌고, 건물 환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층에 있는 실험실로 세균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선균의 인체 감염은 그간 국내에서는 보고가 없었다. 기존에 알려진 방선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은 알레르기 면역반응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염에 의한 염증이어서 그동안 학계에 알려진 일반적인 감염 양상과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방역당국은 의심 병원체인 방선균에 대해 '추정'일 뿐 '확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선균은 토양과 식물체 등에서 발견되는 균이다. 세포가 실모양으로 연결돼 있고 그 끝에 포자가 있어 형태학적으로는 곰팡이(진균)와 유사하나 세균류에 속한다.

방선균은 건초, 사탕수수 등에 존재하고 50~60℃에서 잘 성장하며 이번에 확인된 것은 과민성 폐장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방선균 중 하나다.

방역당국은 또 병원체가 환기 시스템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다.

방역당국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곰팡이, 세균 등 유기분진과 관련된 병원체의 증식이 이뤄졌고 가동이 중단됐던 환기 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에게 확산돼 집단 발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는 10월19일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 55명이 발생했다.

환자는 모두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실험실 근무자인데,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의 21.7%에 달한다.

환자들은 발열(37℃ 기준)과 함께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인돼 격리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1월 초 모두 퇴원했다.

한편,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 재사용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안전성을 먼저 확보한 뒤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방역당국은 내년 3월 새학기 시작 전까지 건물 내 오염원을 제거하고 내부 전체를 소독하는 등의 작업을 완료한 뒤 건물을 재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사료 분쇄 및 처리 전용 실험실을 지정, 관리하도록 하고 실험실에는 흄 후드 가동 상황 및 공조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등도 설치된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실험실 안전관리 담당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내년 2월까지 대학 실험실의 안전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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