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박문덕 회장과 삼광유리의 ‘蜜月’

입력 2007-04-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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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옵션계약으로 234억 평가차익...삼광유리는 거래선 확보, ‘알찬’ 배당수익

하이트그룹 박문덕(57ㆍ사진) 회장과 동양제철그룹 계열 삼광유리공업간에 하이트맥주 주식 33만8000주를 놓고 맺은 옵션계약이 주목받고 있다.

5년여가 흐른 지금 박 회장이 234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됐고, 삼광유리는 든든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그동안 짭짤한 배당수익까지 얻어왔기 때문이다.

◆2002년 1월 박 회장-삼광유리 하이트맥주 33만여주 옵션계약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0일 제출한 하이트맥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통해 하이트맥주 지분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종전 30.06%에서 31.66%(671만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박 회장 등의 주식 매입에 따른 지분 확대가 아니라 지난 2001년 1월25일 체결한 하이트맥주 보통주 33만8000주에 대한 옵션계약이 연장된 데 따른 것이다.

옵션계약은 캐피탈 인터내셔날 글로벌 이머징마켓 PEF(CIGEM PEF)와 뉴아시아 이스트 인베스트먼트 펀드(NAEIF)가 보유주식을 163만주 가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박 회장과 하이트그룹 계열의 하이스코트는 각각 55만주와 74만주를 주당 5만4600원에 인수했다. 이 때 삼광유리도 역시 같은 가격에 33만8000주를 인수했다.

◆박 회장 현 시세로 234억원 평가차익

하지만 박 회장과 삼광유리간에는 주식옵션계약이 체결된 상태였다. 박 회장이 삼광유리의 인수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3년 1월31일부터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행사를 하지 않고 계약만 연장된 상태다.

하이트맥주 주가가 12만4000원(20일 종가 기준)까지 치솟은 지금 박 회장은 주당 5만4600원씩에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33만8000주 덕택에 주당 6만9400원씩 총 245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만일 박 회장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하이트맥주 보유지분도 현재 16.72%에서 18.31%(보통주 기준, 388만2311주)로 확대된다.

◆삼광유리도 핵심 거래처 확보, 배당수익

삼광유리가 이득을 본 것도 적지 않다. 하이트맥주는 삼광유리의 핵심 영업거래선이다. 지난해 삼광유리의 매출 1781억원 중 하이트맥주에서 발생한 매출이 22.87%(407억원)에 이를 정도다.

삼광유리가 하이트맥주 지분을 취득한 것도 영업거래선 확보에 있었다. 이를 통해 하이트맥주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삼광유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22~25%에 이를만큼 확실한 거래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광유리는 또 하이트맥주 주식으로 배당이란 부수입도 챙겼다. 2003년 3억3800만원, 2004~2006년 3억7180원씩 4년간 총 12억9140만원에 이른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박 회장이) 언제쯤 옵션 행사를 할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2003년 1월31일부터 옵션 행사가 가능했지만 1년 단위로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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