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박문덕 회장과 삼광유리의 ‘蜜月’

2001년 1월 옵션계약으로 234억 평가차익...삼광유리는 거래선 확보, ‘알찬’ 배당수익

하이트그룹 박문덕(57ㆍ사진) 회장과 동양제철그룹 계열 삼광유리공업간에 하이트맥주 주식 33만8000주를 놓고 맺은 옵션계약이 주목받고 있다.

5년여가 흐른 지금 박 회장이 234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됐고, 삼광유리는 든든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그동안 짭짤한 배당수익까지 얻어왔기 때문이다.

◆2002년 1월 박 회장-삼광유리 하이트맥주 33만여주 옵션계약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0일 제출한 하이트맥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통해 하이트맥주 지분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종전 30.06%에서 31.66%(671만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박 회장 등의 주식 매입에 따른 지분 확대가 아니라 지난 2001년 1월25일 체결한 하이트맥주 보통주 33만8000주에 대한 옵션계약이 연장된 데 따른 것이다.

옵션계약은 캐피탈 인터내셔날 글로벌 이머징마켓 PEF(CIGEM PEF)와 뉴아시아 이스트 인베스트먼트 펀드(NAEIF)가 보유주식을 163만주 가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박 회장과 하이트그룹 계열의 하이스코트는 각각 55만주와 74만주를 주당 5만4600원에 인수했다. 이 때 삼광유리도 역시 같은 가격에 33만8000주를 인수했다.

◆박 회장 현 시세로 234억원 평가차익

하지만 박 회장과 삼광유리간에는 주식옵션계약이 체결된 상태였다. 박 회장이 삼광유리의 인수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3년 1월31일부터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행사를 하지 않고 계약만 연장된 상태다.

하이트맥주 주가가 12만4000원(20일 종가 기준)까지 치솟은 지금 박 회장은 주당 5만4600원씩에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33만8000주 덕택에 주당 6만9400원씩 총 245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만일 박 회장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하이트맥주 보유지분도 현재 16.72%에서 18.31%(보통주 기준, 388만2311주)로 확대된다.

◆삼광유리도 핵심 거래처 확보, 배당수익

삼광유리가 이득을 본 것도 적지 않다. 하이트맥주는 삼광유리의 핵심 영업거래선이다. 지난해 삼광유리의 매출 1781억원 중 하이트맥주에서 발생한 매출이 22.87%(407억원)에 이를 정도다.

삼광유리가 하이트맥주 지분을 취득한 것도 영업거래선 확보에 있었다. 이를 통해 하이트맥주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삼광유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22~25%에 이를만큼 확실한 거래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광유리는 또 하이트맥주 주식으로 배당이란 부수입도 챙겼다. 2003년 3억3800만원, 2004~2006년 3억7180원씩 4년간 총 12억9140만원에 이른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박 회장이) 언제쯤 옵션 행사를 할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2003년 1월31일부터 옵션 행사가 가능했지만 1년 단위로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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